김종인, 안철수 직격 "자기 편리한 조건만 제시해선 단일화 못해"
김종인, 안철수 직격 "자기 편리한 조건만 제시해선 단일화 못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0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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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보선 단일화 2라운드 돌입… 김종인 "안철수 지지율은 가짜"
범여권에선 김진애 '의원직 사퇴' 강수… 박영선은 여전히 미온적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자기 편리한 조건을 제시해선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각 당마다 최종 후보가 나오자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한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단일화를 위한) 객관적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며 "제3지대 후보로 단일화 해선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기호 2번 국민의힘이냐, 기호 4번 국민의당이냐 강조했을 때 과연 4번을 갖고 선거에서 이긴다고 확신할 수 있겠느냐"며 "(안 대표가) 지난해 11월 중순에 '자기가 야당 단일 후보로 나가겠다, 자기로 단일화 해 달라' 이런 식으로 얘길 시작했는데 협상 과정에서 장애적 여파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금태섭 전 의원을 누르고 제3지대 후보가 됐기 때문에 적임자를 자처하고 있는데, 이같은 분위기에 취해 국민의힘도 섭렵하겠단 발상은 부적절하단 뜻으로 읽힌다.

같은 날 PNR리서치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미래한국연구소·머니투데이·경남매일 의뢰, 지난달 28일 서울 시민 804명 대상)에 따르면 42.4%가 안 대표를 야권 단일 후보로 지지했다. 26.2%는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을 선택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 5.3%, 세부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하지만 김 위원장은 "현재 나타난 지지율은 진짜가 아니다"라면서 "안 대표와 우리 당 후보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하면 여당에 소속돼 있는 사람은 안 대표 쪽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지지율 자체가 기준이 될 수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가 그걸 보고 (자신이 단일 후보가 돼야 한다는) 착각을 하는 거 같다"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정권 '견제'와 '심판'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중심을 잡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렇게 생각하면 제3지대에서 나타난 후보로 단일화해선 선거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여론조사 말고도 다른 방식을 택할 수 있다"며 "국민의힘 후보를 확정한 후 얘기하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이틀간 100%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뽑을 예정이다. 결과 발표는 오는 4일이다.

한편 범여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간 단일화 여부가 본궤도에 올랐다.

민주당은 현재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고, 전날 선출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조 의원에 대한 100%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한다. 결과는 오는 8일 발표할 예정이다.

본선까지 남은 숙제는 열린민주당에서 출마한 김진애 의원과의 단일화 여부다. 하지만 박 전 장관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고, 범여권 안에서도 아직 단일화 방식이나 조건에 대해 이견이 있는 상태다.

논의에 진전이 없자 열린민주당 김 의원은 진정성을 보이겠단 취지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같은 날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함께 승리하려면 충실한 단일화 방식이 필요하다"며 "승리하는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다"고 알렸다. 

김 의원은 "지금의 시대정신은 '국회의원 김진애'보다 '서울시장 김진애'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박 전 장관에게 "의원직 사퇴 결단이 헛되지 않도록 부디 공정한 단일화 방안으로 합의되는 리더십(지도력)을 발휘해 달라"고 촉구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