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경영분쟁 일단락 되나…장남 조현식 대표 사임
한국타이어 경영분쟁 일단락 되나…장남 조현식 대표 사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2.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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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상 고려대 교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제안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 (사진=한국앤컴퍼니)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대표. (사진=한국앤컴퍼니)

조현식 한국앤컴퍼니(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새 이름) 대표이사는 최근 불거진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 논란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임한다는 의사를 24일 밝혔다.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을 둘러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계속되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이날 이한상 고려대학교 교수를 한국앤컴퍼니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제안하는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이 교수의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앞서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통해 조현식 부회장 대표이사 체제에서 조현식·조현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

조 대표는 주주서한에서 “최근까지 우리 회사가 여러 이유로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본의든 아니든 창업주 후손이자 회사의 대주주들이 일치단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이사이자 대주주 중 한 명으로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이 교수를 회사의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모시는 것으로 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사임하고자 한다”며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야 말로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조금이나마 부응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회사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도 근본적으로 끊어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이 교수의 이사 선임 안건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지난 5일 이사회에 공식 제출했다.

조 대표가 추천한 이 교수는 회계투명성과 기업가치의 전문가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초빙돼 거버넌스의 방향에 대해 조언한 바 있다. 또 그는 국내 유수의 회사에 사외이사로 해당 기업의 지배구조 평가를 C등급에서 2년 연속 A등급으로 이끄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조 대표는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저의 의지는 지금까지 한결같았으며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며 “이 교수 추천은 회사의 미래지향적인 거버넌스와 주주가치 제고에 큰 초석을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걸고 드리는 진심 어린 제안이며 이에 주주의 탁월한 선택과 지지를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을 포함한 한국앤컴퍼니의 주총 안건 최종 결정은 오는 25일 이뤄진다. 주주총회는 다음 달 말 열릴 예정이다.

앞서 한국타이어가의 갈등은 올해 6월 조현범 사장이 시간 외 대량매매로 아버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몫 23.59%를 모두 인수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42.90%로 늘리면서 불거졌다.

조 사장의 지분 인수 이후 한 달이 지난 올해 7월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갈등은 커졌다.

조 대표는 지난 10월 법원에 성년후견신청과 관련해 참가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제출했다. 차녀 조희원씨도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져 3대1 분쟁 구도가 가시화됐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