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식품기업 포스트 팬데믹에 성패 달렸다
[기자수첩] 식품기업 포스트 팬데믹에 성패 달렸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2.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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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식품·외식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국내 1위의 CJ제일제당은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고, 대상은 매출액 3조 돌파와 함께 영업이익도 35%가량 급증했다. 오뚜기 역시 영업이익에서 30%를 웃도는 성장세를 보였고, 농심은 해외 매출 1조 시대를 여는 것과 동시에 영업이익은 무려 전년의 두 배를 넘어섰다. 지난해 프랜차이즈 업계 첫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직상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교촌치킨은 사상 최대 실적인 4476억원을 올렸고, 가맹점 전체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반면에, 국내 최대 음료기업인 롯데칠성음료는 전년보다 매출액은 7%, 영업이익은 10%가량 줄었다. 식자재 유통·단체급식 업계에서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던 CJ프레시웨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19%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남양유업도 매출 1조원대가 무너지고, 760억원의 영업 손실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이처럼 기업마다 실적 발표에 희비가 엇갈리는데, 주된 이유가 모두 ‘코로나19’ 때문이라는 게 눈에 띈다. 

지난해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대형 악재로 바깥에서의 대면 활동은 거의 금지되고, 언택트(Untact, 비대면) 라이프가 주를 이뤘다. 자연스레 외식은 줄고, 집밥과 간식 소비는 늘었다. 

집에서 먹는 비비고를 비롯한 가정간편식(HMR)과 신라면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하지만, 칠성사이다는 외식 소비가 크게 줄면서 울상을 지었고, 단체급식 비중이 큰 남양우유는 판로가 끊기거나 축소됐다. 가정간편식을 주력으로 한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난 이유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오프라인 영업·마케팅 비용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호실적도, 경영악화도 모두 코로나19가 이유였다.

백신 접종은 시작됐지만, 올해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식품기업들이 여전히 코로나19에 기대거나, 혹은 변명할 순 없는 상황이다. 어느 시점에 이르러 팬데믹은 종식될 수밖에 없다. 

올해엔 누가 먼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SWOT(강점·약점·기회·위협)를 제대로 파악해 경쟁력을 키우는 게 관건이 될 것이다. 본업을 강화하든지, 아니면 신사업으로 새로운 동력을 찾든지 방법은 다양하다. 다만, 소비자의 니즈(Needs)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인사이트(통찰력)는 필수다.   

올해도 코로나19로 실적이 들쭉날쭉한 기업은 내실이 부족한 것과 다름없다. 외부 요인은 변수에 불과하다. 결국 상수인 경쟁력을 꾸준히 키우며 변수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 식품기업에겐 올해가 더욱 중요해졌다. 식품업계에서 포스트 팬데믹의 승자는 누구일지 궁금하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