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부·산업계와 배터리 대여 활용 전기차 '가격 낮추기' 맞손
현대차, 정부·산업계와 배터리 대여 활용 전기차 '가격 낮추기' 맞손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2.1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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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대여·사용 후 활용 실증 사업 업무협약
현대자동차는 18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현대글로비스, LG에너지솔루션, KST모빌리티와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사용 후 배터리 활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세균 국무총리,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이행렬 KST모빌리티 대표.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18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현대글로비스, LG에너지솔루션, KST모빌리티와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사용 후 배터리 활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세균 국무총리,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이행렬 KST모빌리티 대표.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정부, 물류·배터리·모빌리티 업계와 손잡고 전기차(EV) 배터리 대여(리스) 사업 실증에 나선다.

현대차는 18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현대글로비스, LG에너지솔루션, KST모빌리티와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사용 후 배터리 활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MOU 체결식에는 정세균 국무총리, 성윤모 산업부 장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이행렬 KST모빌리티 대표 등 정부과 관련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MOU에 따르면 택시 플랫폼 사업자는 전기차를 구매한 뒤 바로 배터리 소유권을 리스 운영사에 매각한다. 이후 사업자는 전기차 보유 기간 동안 월 단위로 배터리 리스비를 지급하게 된다. 사업자는 사실상 배터리 값을 제외한 가격으로 전기차를 구매하는 셈이다.

또 배터리 순환 모델도 실증한다.

해당 실증은 전기 택시에 탑재된 배터리를 새로운 배터리로 교체할 때 확보되는 사용 후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만들어 전기차 급속 충전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전기료가 저렴한 심야 시간대에 ESS를 충전하고 전기료가 비싼 낮 시간대에 ESS를 활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현대차는 실증 사업을 총괄하면서 전기차 ‘코나 EV’을 택시 플랫폼 사업자인 KST모빌리티에 판매한다. 현대차는 배터리 보증과 함께 교체용 배터리 판매도 담당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배터리 대여 서비스 운영과 사용 후 배터리 회수물류를 수행한다. 최근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대량 운송할 수 있는 전용 용기의 특허를 취득하는 등 관련 사업 역량을 키우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왼쪽)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가 18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사용 후 배터리 활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과 ‘아이오닉 5’를 시승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정세균 국무총리(왼쪽)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가 18일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사용 후 배터리 활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과 ‘아이오닉 5’를 시승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은 사용 후 배터리를 매입해 안전성과 잔존 가치를 분석한다. 또 사용 후 배터리로 ESS를 제작해 전기차 급속 충전기에 탑재하고, 해당 충전기를 차량 운용사인 KST모빌리티에 판매한다.

KST모빌리티는 전기차 기반의 택시 가맹 서비스를 운영하고 택시 충전에 ESS 급속 충전기를 활용한다. 전기 택시 운행을 통해 수집되는 주행과 배터리 데이터는 MOU 참여 기업에 제공한다.

산업부는 관련 부처와 협의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실무 추진단을 운영해 분기별 진행 상황과 현안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실증은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승인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10월19일 제4차 산업융합 규제특례 심의위원회를 열고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활용사업’ 등의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소비자들은 배터리 대여 서비스가 상용화하면 기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배터리 비용이 제외된 가격으로 차량을 구매한 뒤 배터리 대여 비용만 내면돼 초기 구매비용을 낮추는 장점이 있다.

한편 이날 정 총리는 MOU 체결식이 끝난 뒤 전기차 전용플랫폼, 전기차 부품 등 전시물을 참관했다. 또 정 총리는 주행시험장에서 현대차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를 처음 적용한 ‘아이오닉 5’를 시승했다.

정 총리는 “급격한 자동차 산업의 변화 속에서도 우리나라가 리더로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연대와 협력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변화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부와 산업계가 전기차 보급과 사용 후 배터리의 재사용 확대를 위해 힘을 모은 사례”라며 “새로운 혁신 모델 실증을 통해 전기차 생태계가 조기 구축되길 기대하며 앞으로 전기차 보조금이 없는 국가에도 내연기관 자동차와 가격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