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마이데이터 사업, 자동차·예술품 관리까지…차별화 승부
은행 마이데이터 사업, 자동차·예술품 관리까지…차별화 승부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2.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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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비금융 정보 조합해 맞춤형 '통합 재무설계' 제공
계열사 사업 연계·고객 특성 분석 통해 서비스 다양화
국민은행이 이달초 선보인 'KB마이머니'(사진=국민은행)
국민은행이 이달 초 선보인 'KB마이머니'(사진=국민은행)

지난달 시중은행들이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본허가를 취득하면서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각 은행은 통합 자산관리와 소비·지출 진단 등 서비스를 공통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계열사 및 협업사 사업과 연계해 자동차·예술품 관리 등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달 초 마이데이터 서비스 앱 'KB마이머니'에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 기술을 적용한 '신용관리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은 본인의 신용평점을 동일 연령대 및 성별과 비교할 수 있고, 신용 평가 기준과 같은 세부 항목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국민은행은 KB마이머니 앱을 통해 '자동차 관리 서비스'도 선보였다. KB금융이 특장점을 가진 KB캐피탈이 제공하는 시세를 바탕으로 기존보다 더욱 상세한 자동차 시세 정보를 제공한다. 고객은 자신의 차 유지비용을 주유비와 기타로 분류해 파악할 수 있고, 은행 자동차 대출 소개 및 가입 신청 화면도 연계된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금융·실물·디지털 자산을 아우른 모든 자산을 관리·운용할 수 있는 '정보계좌 서비스'를 선보인다. 고객은 서비스를 통해 예·적금 등 금융자산뿐만이 아니라, 한정판 운동화 및 예술품 같은 개인 자산도 데이터화해 본인의 자산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유통·통신 등 이종 산업 간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초세분화 재무설계서비스' 예시. (자료=우리은행)
우리은행의 '초세분화 재무설계서비스' 예시. (자료=우리은행)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를 통한 '개인 재무 설계 서비스'에 집중한다. 고객의 신용정보와 자산, 가처분소득 등 금융정보와 기타 비금융정보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돈을 어떻게 모으고, 쓰고, 불리고, 또 빌려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고객별 맞춤형 재무설계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과 카드 대금 납입으로 가처분소득이 낮은 A 씨에게는 대출 리파이낸싱을 통한 가처분소득 증대와 금융상품 투자를 권유하며, 가처분 소득은 높지만 보유자산이 적은 B 씨에게는 자산 증대를 위한 재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농협은행은 작년 11월 고객이 직접 데이터 판매자로 나설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고객은 개인형 데이터 플랫폼 '마이디(my:D)'를 통해 구매·검색 데이터를 제공하고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는 것은 물론, 상품 광고를 열람해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 포인트로는 기프티콘 등 각종 모바일 쿠폰을 구매할 수 있다. 앞으로 농업 특화 데이터거래소도 구축할 계획이다. 

거래소에서는 연도별 기온·토질·비료구매 등 정보 분석을 통한 특정 농작물의 수확량 및 가격예측 데이터가 유통된다. 농협은행은 작황 정보·토양정보·농가 소득정보·농지 시세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농업인·농업법인 전용 대안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고, 농업인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 간 마이데이터 서비스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떤 외부 업체와 협력을 해서 얼마나 고객에게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또 마이데이터 시대에서 데이터 자산을 보호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인 만큼, 디지털 보안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대주주 적격성 미달을 이유로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가 보류된 하나은행과 경남은행은 서비스 선점 경쟁에서 뒤쳐지게 됐다.

이들 은행 중 한 관계자는 "현재로써는 제대로 된 마이데이터 사업 진행을 위해 당국의 허가 심사가 재개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사의 신사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대주주 적격성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