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북한해커 3명 기소…대규모 암호화폐 절도 혐의
미 법무부, 북한해커 3명 기소…대규모 암호화폐 절도 혐의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2.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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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후 랜섬웨어·악성 앱 개발해 연쇄 사이버 공격 지속
각국 은행·기관 등 표적…훔친 현금·코인 13억달러 이상 추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17일(현지 시각) 북한 해커 3명을 대규모 암호화폐 절도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AP통신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북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3명이 금융기관과 기업으로부터 13억달러 이상 현금과 암호화폐를 훔치기 위해 연쇄 사이버 공격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이 인용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 해커 3명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부대원이다. 

이들 중 박OO은 앞서 2018년 소니픽처스 해킹 및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을 담당했던 해킹팀에 연루된 혐의 등으로 형사고발됐고, 이번 신규 제출된 기소장에는 두 명의 피고인이 추가된 상황이다. 

CNBC는 이번 공소장에서 검찰이 박 씨가 지난 2018년 9월 이미 기소됐다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미 검찰은 이들 3명 모두 북한군 정보기관 일원이며, 복수나 금전적 이득 등 북한 정권의 이익을 위해 정부 지시에 따라 해킹을 일삼았다고 해석했다. 

앞서 기소된 박 씨는 2017년 슬로베니아 한 암호화폐 회사로부터 7500만달러, 2018년 인도네시아 기업으로부터 2500만달러 암호화폐 절도에 연루된 혐의가 있다. 

작년 여름 뉴욕의 한 금융사로부터 악성 앱 '크립토뉴로 트레이더'를 활용해 1180만달러 상당 암호화폐 도난, 지난 2017년 워너크라이 2.0 랜섬웨어 개발 등 혐의도 있다. 

또, 2015~2019년까지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대만, 멕시코, 몰타, 아프리카의 은행 SWIFT 시스템을 통해 사기성 메시지를 보내는 등 행위로 12억달러 이상 현금 인출을 시도했다. 

이 밖에도 북한 해커들은 2018년 3월부터 피해자들의 컴퓨터에 백도어를 제공하는 여러개의 암호화폐 악성 앱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북한해커들이 수백개의 가상화폐 회사를 목표로 수천만달러 상당 가상화폐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언론은 이날 미 법무부가 북한 해커들이 현재까지 실제 돈을 훔친 액수에 대해서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날 공소장은 북한 해커들이 '13억달러 이상을 도난 또는 갈취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검찰은 이날 캐나다계 미국인 갈렙 앨러마리가 북한해커들의 돈세탁 조력자로 배후에 있었으며, 현금 인출을 도운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존 데머스 법무부 국가안보담당 차관보는 "북한에서 독특하게 부상하는 것은 사이버 탈취뿐 아니라 전통 화폐와 암호화폐의 도용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자신들의 경제 체제와 국가에 가해진 제재 때문에 모든 곳에서 통화를 얻기 위해 사이버 능력을 쓰는데, 중국이나 러시아, 이란 요원들도 이런 행위는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한편,  CNBC는 일련의 사건이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시세가 최근 1년간 400% 이상 뛰면서 발생했다고 해석했다. 또, 비트코인은 독립적인 네트워크와 지갑에 보관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안성에 의구심을 갖게한다고 덧붙였다.  

18일 오전 8시2분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6.95% 오른 5만1982.7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7일간 15% 급등했고, 연초인 지난달 2일 개당 2만9374달러보다는 76.96% 상승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