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토사구팽·간신천하"… 靑 신현수 사의표명 후폭풍
野 "토사구팽·간신천하"… 靑 신현수 사의표명 후폭풍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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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 박범계와 檢 인사 갈등 후 문 대통령에 '사의표명'
"민심 가감없이 전달할 '적임자'라더니… 조국 다시 불러라"
청와대가 12일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반려견과 함께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고양이 찡찡이, 풍산개 마루와 곰이, 입양한 유기견 토리를 키우고 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가 12일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반려견과 함께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고양이 찡찡이, 풍산개 마루와 곰이, 입양한 유기견 토리를 키우고 있다. (사진=청와대)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표명에 대해 보수 야권이 김명수 대법원장까지 엮어 맹공을 펴고 있다.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충성스런 비서 역할을 하고, 민정수석은 사표를 내는 '간신천하'라고 풍자했다.

먼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비정상적이고, 체계에 맞지 않는 (검찰) 인사에 대해 취임한지 한 달이 막 지난 민정수석은 바로 승복하지 않고 사표를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추미애 전 장관와 달리 검찰 인사가 정상을 되찾을지 기대했지만 역시나"라며 "정권 비리를 지킬 검사는 그대로 두고, 강하게 수사하는 인물은 내쫓는 이런 인사"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 측근에서 핵심 보좌하는 민정수석마저 납득 못하고 사표내는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뭐가 잘못 됐는지 돌아보고, 바로잡지 않으면 정권 말기로 다가갈수록 더 큰 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훈수했다.

같은 당 김은혜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박 장관의 첫 검찰 인사 파문이 신 수석 사의 표명으로까지 이어졌다"며 "검찰개혁으로 포장된 권력남용에 오죽하면 '국민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할 적임자'라며 영입한 수석마저 버텨내지 못했겠나"라고 비꼬았다.

김 대변인은 "이 정부는 온갖 우아한 척 윤석열 검찰총장 뜻을 수용할 것처럼 하더니 결국 말뿐이었다"며 "이 정권의 진짜 민정수석은 신 수석인가 조국 전 수석인가, 이러려면 뭐하러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 대통령은 말하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뼛속까지 사무친 문재인 정권의 윤 총장에 대한 증오는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다"며 "차라리 청와대는 가면을 벗고 구관이 명관, 조국 전 장관을 민정수석으로 불러들이라"고 전헀다.

김 대변인은 "임기 1년 남은 정권의 DNA(유전자)를 확인하는데 이보다 더한 적재적소 인사는 없을 것"이라며 "숨길 수 없는 위선의 회귀본능이 안쓰럽고 아찔할 뿐"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의 경우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 신 수석을 향해 "비서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힐난한 것에 대해 "이 정권의 권력다툼과 부끄러운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 와중에도 문비어천가를 외치기에 급급하다"고 응수했다.

황 부대변인은 "아무리 민주당 2중대로 친문 강성 지지층에 의지하는 정당이라지만, 공당 최고위원으로서 황 최고위원이야말로 그 언사가 국민앞에 무책임하고 부주의하다"고 강조했다.

또 "신 수석을 이제와 친문 황 최고위원이 만고의 역적으로 몰고, 일개 '비서'의 부주의와 무책임을 얘기한다"며 "검찰개혁의 적임자 윤 총장과 미담제조기 최재형 감사원장에 이어 또 다시 토사구팽·감탄고토 형식 인사의 되풀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4·7 재·보궐 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한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신 수석이 끝내 투명인간 취급을 견디지 못한 모양"이라며 "여전히 이 정권의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은 조 전 장관이다. 물러났지만 물러난 게 아니다"라고 부각했다.

나 전 의원은 "검찰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검찰은 또 다시 '윤 총장 포위 인사'를 단행했다"며 "'탈원전 아킬레스건(약점)'을 건드리자 결국 문재인 대통령은 본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친문 순혈주의에 완전히 매몰된 민주당 정권은 더 이상 고쳐서 쓸 수 없는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SNS에 신 수석 사의표명에 대해 "왕조시대 신하로 따지더라도 간신 아닌 충신의 길을 택한 것"이라며 "왕의 지시라고 무조건 따르며 입신양명을 노리는 건 간신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대법원장이 대통령의 충성스런 비서 역할을 하고, 수석비서관이 사표를 내는 문재인 정권"이라며 "이게 바로 간신천하이자 레임덕(임기 말 지도력 공백)의 명백한 징후"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7일 추 전 장관이 신임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고, 윤 총장 징계를 이끌었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을 최고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남부지검장으로 보내는 등 고위 간부 4명을 인사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신 수석은 검찰 의견을 반영해 법무부와 검찰 간 이견을 중재하려고 했지만, 박 장관은 신 수석과의 조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서 법무부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당초 신 수석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여러 약속을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법무부의 검찰 인사 직후 구두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이를 반려하자 신 수석은 설 명절 후 재차 사의를 표명했다.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한 배경으로는 문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