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가격 경쟁 본격화…보조금 쟁탈전 시작
전기차 가격 경쟁 본격화…보조금 쟁탈전 시작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2.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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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정부 보조금 맞춰 판매액 조정
GM, 3000만원대 '볼트 EUV·EV' 공개
현대차·기아, 올해 EV 출시 금액 고심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코리아)
테슬라 ‘모델 Y’. (사진=테슬라코리아)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불붙었다. 지난달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발표 이후 이달 23일부터 서울시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신청을 받는 등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 신청을 개시하면서 완성차 업계의 보조금 쟁탈전이 시작된 형국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완성업체는 정부 지원금을 최대한 받을 수 있는 전략을 내세워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6000만원 미만 전기차에 보조금 전액을, 6000만∼9000만원에는 50%를, 9000만원 이상 전기차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 내용을 골자로 한 보조금 개편안을 내놨다.

테슬라는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발표 이후 국내 출시 가격을 ‘999’로 끝내는 전략을 내놨다.

테슬라는 지난 12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Y’를 국내에 공식 출시하고 주문 접수를 시작했다. 가격은 기본 트림인 ‘스탠다드 레인지’ 기준 5999만원부터다. 스탠다는 레인지 트림은 정부의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모델 Y의 롱 레인지(6999만원부터), 퍼포먼스(7999만원부터) 트림도 보조금 50%를 받을 수 있다.

테슬라는 2021년형 ‘모델 3’도 함께 출시했다. 2021년형 모델 3는 트림별로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 5479만원부터 △롱 레인지 5999만원부터 △퍼포먼스 7479만원부터다.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와 롱 레인지는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고, 퍼포먼스는 50%를 받을 수 있다.

당초 테슬라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보조금의 40% 이상을 독식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테슬라의 이번 가격 정책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지난 14일(현지시간) 2022년형 ‘볼트 전기차(EV)’와 SUV 형식의 ‘볼트 전기 유틸리티 차량(EUV)’를 공개했다. 국내 출시 시점은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고 있다.

가격은 볼드 EUV 3만3995달러(약 3736만원)부터, 볼트 EV 3만1995달러(약 3516만원)부터다. 두 전기차는 국내에 출시할 경우 보조금 전액을 받을 전망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서울시 전기차 보조금 신청을 앞두고 전기차 ‘르노 조에(RENAULT Z.O.E)’에 대한 다양한 구매혜택을 앞세워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르노 조에의 가격은 3995만원부터다. 환경부의 국고 보조금 702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하면 서울시의 경우 최저 2942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르노삼성차는 이달 중 르노 조에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1년간 약 2만킬로미터(㎞)를 무료로 주행할 수 있는 50만원 상당의 선불 충전카드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하루 1만원 이하 금액으로 르노 조에를 구입할 수 있도록 월 29만원대 할부금으로 구매하는 최대 72개월 3.9% 이율 상품도 내놨다.

한편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올해 중 선보이는 전기차 ‘아이오닉 5’와 ‘CV’의 가격 책정에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는 테슬라가 정부 보조금에 맞춘 가격을 내놓은 만큼 현대차·기아도 기본 트림의 가격에 대해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