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SK 배터리 최소 4년 이용하게 해 달라"
폭스바겐 "SK 배터리 최소 4년 이용하게 해 달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2.1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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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통해 미 정부 요구… "의도치 않은 피해 봤다"
폭스바겐 로고.
폭스바겐 로고.

폭스바겐은 미국 정부에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전기 자동차 배터리를 최소 4년 동안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한국의 두 배터리 공급업체(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분쟁으로 의도치 않은 피해를 봤다”며 이같이 밝혔다.

폭스바겐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 분쟁에서 패하며 미국 내 전기차 생산라인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0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 분쟁에서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고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으로 판정된 배터리와 부품에 대해 10년간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미 수입된 품목에는 10년 동안 미국 내 유통·판매 금지했다.

다만 ITC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내 폭스바겐 전기차 생산라인에 필요한 배터리 수입에 대해 2년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또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의 전기차 ‘F-150’ 프로그램을 위한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부품 수입에 대해서도 4년간 허용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약 3조원을 투자해 연간 43만대 분량(21.5GWh)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1, 2공장을 짓고 있다.

1공장은 공사가 완료돼 시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1공장은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MEB)에 탑재될 연 2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분량은 폭스바겐이 북미 시장에서 판매할 전기차의 전량에 해당한다.

조지아주 공장의 시운전과 공장 건설 기간을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의 유예기간 내 폭스바겐과 포드에 실제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는 기간은 각각 약 1년, 2년이다.

한편 포드 최고경영자(CEO) 짐 팔리도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인 두 회사의 합의는 궁극적으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와 노동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된다”며 합의를 요청한 바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