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보선 후보 간 네거티브 공세 치열… 흑역사 다 들추는 주자들
[이슈분석] 보선 후보 간 네거티브 공세 치열… 흑역사 다 들추는 주자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09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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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우상호 '새천년NHK' 사건 재조명… "광란의 술판"
우상호 "21년 전 일 사죄… 인생서 가장 후회한 일" 역풍
나경원은 '황교안'이 발목… 후보 간 얽히고 설킨 공방 치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빨간 잠망경 앞에서 열린 '청년, 우상호와 함께'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며 청년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빨간 잠망경 앞에서 열린 '청년, 우상호와 함께' 현장 간담회에 참석하며 청년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재·보궐 선거 예비후보 간 네거티브(음해성) 공방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한 우상호 의원에 대해선 '새천년NHK' 사건이 재조명 됐고,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해선 21대 국회의원 선거 참패 책임론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한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민주당이 신성시하는 바로 5·18 기념일 전야제날 일부 운동권 정치인이 단란주점에서 여성 접대부를 불러 광란의 술판을 벌인 사건이 있었다"며 "그 중 한 명이 성추행으로 생긴 보궐선거에 시장후보로 출마한다. 바로 서울시장 예비후보 우상호 씨 얘기"라고 부각했다.

이 전 의원은 이어 "민주당의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말로 옮기기에도 낯부끄러운 추태를 보였던 우 씨가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상호는 여성 접대부와 어울리면서 해당 방에 돌아온 임수경 전 의원을 손으로 거칠게 잡아끌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했던 사람"이라며 "여성을 폄하하고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성추행이 원인이 돼 생긴 보궐선거에 출마하다니 얼마나 서울시민을 우습게 여기면 그러겠느냐"고 부각했다.

이 전 의원이 이렇게 공세를 쏟은 건 전날 우 의원이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우 의원은 야권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서울에선 안철수 후보, 부산에선 이언주 후보 같은 분은 이번 기회에 정치판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공격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두고는 "온갖 정당이란 정당은 다 떠돌아다닌 철새의 우두머리"라고 힐난했다. 

우 의원은 당시 사건이 다시 화두로 오른 것에 대해 "21년 전 일은 국민에게 사죄드렸고, 당사자에게도 여러 번 사과했다"며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천년NHK 사건'은 우 의원을 비롯한 86그룹 인사가 지난 2000년 5월 17일 5·18 전야제 참석을 위해 광주를 찾아 '새천년NHK'라는 주점에서 여성 접대부와 술자리를 가진 사건을 말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우 의원을 향해 "자신의 입으로 내뱉는 자신의 언어가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안에서도 예비후보 간 네거티브 공세는 끊이지 않고 있다.

나 전 의원은 같은 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스스로 물러난 시장이 다시 표를 구한다는 것은 본선에서 굉장히 경쟁력과 명분이 없다"며 "10년 전 아이 점심값 주는 것(무상급식)을 당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본인의 직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당에 피해를 준 인사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우체국 현장방문을 마친 후에도 "무상급식을 이유로 스스로 사퇴하신 분이 다시 서울시장을 꿰차겠다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고 오 전 시장을 지적했다.

나 예비후보의 발언 역시 자신을 비판한 오 전 시장에 대한 반격인데, 오 전 시장은 전날 국민의힘 미디어데이에서 "황교안·나경원 투톱 운영의 당 결과가 총선 결과였다고 생각한다"고 힐난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선 "생활 행정은 업무 파악에만 1년 정도 걸린다"며 "'인턴시장, 초보시장'의 시행착오를 기다릴 수 없다"고 견제한 바 있다.

오신환 전 통합당 의원은 이를 두고 "싸울 때 싸우더라도 품위를 지켜서 싸웠으면 좋겠다"며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오 전 의원은 다만 나 전 의원의 신혼부부 공약에 대해선 맹비난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 공약은 토지임대부주택 입주자를 대상으로 모두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오 전 의원은 이를 두고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 이름을 빗대 '나경영'이라고 풍자했고, 나 전 의원은 "경쟁 과정에서 품격과 원팀(일체)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경우 "국민은 아무런 근거와 이유 없이 국가가 돈을 퍼주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는데, 나 전 의원은 이에 대해 "'달나라 시장'이 되려는 게 아니라면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응수했다.

우 의원은 여기에 더해 "박영선 후보가 달나라 후보라면 나경원 후보는 안드로메다 후보인가"라고 비꼬면서 여야 후보 간 난잡한 공세가 갈수록 심해지는 실정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