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21년 전 일 사죄… 인생서 가장 후회한 일" 역풍
나경원은 '황교안'이 발목… 후보 간 얽히고 설킨 공방 치열
4·7 재·보궐 선거 예비후보 간 네거티브(음해성) 공방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한 우상호 의원에 대해선 '새천년NHK' 사건이 재조명 됐고,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해선 21대 국회의원 선거 참패 책임론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한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민주당이 신성시하는 바로 5·18 기념일 전야제날 일부 운동권 정치인이 단란주점에서 여성 접대부를 불러 광란의 술판을 벌인 사건이 있었다"며 "그 중 한 명이 성추행으로 생긴 보궐선거에 시장후보로 출마한다. 바로 서울시장 예비후보 우상호 씨 얘기"라고 부각했다.
이 전 의원은 이어 "민주당의 성범죄로 인해 치러지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말로 옮기기에도 낯부끄러운 추태를 보였던 우 씨가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상호는 여성 접대부와 어울리면서 해당 방에 돌아온 임수경 전 의원을 손으로 거칠게 잡아끌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했던 사람"이라며 "여성을 폄하하고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성추행이 원인이 돼 생긴 보궐선거에 출마하다니 얼마나 서울시민을 우습게 여기면 그러겠느냐"고 부각했다.
이 전 의원이 이렇게 공세를 쏟은 건 전날 우 의원이 자신을 비판한 것에 대한 반격이다.
우 의원은 야권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서울에선 안철수 후보, 부산에선 이언주 후보 같은 분은 이번 기회에 정치판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공격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두고는 "온갖 정당이란 정당은 다 떠돌아다닌 철새의 우두머리"라고 힐난했다.
우 의원은 당시 사건이 다시 화두로 오른 것에 대해 "21년 전 일은 국민에게 사죄드렸고, 당사자에게도 여러 번 사과했다"며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천년NHK 사건'은 우 의원을 비롯한 86그룹 인사가 지난 2000년 5월 17일 5·18 전야제 참석을 위해 광주를 찾아 '새천년NHK'라는 주점에서 여성 접대부와 술자리를 가진 사건을 말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우 의원을 향해 "자신의 입으로 내뱉는 자신의 언어가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하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안에서도 예비후보 간 네거티브 공세는 끊이지 않고 있다.
나 전 의원은 같은 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스스로 물러난 시장이 다시 표를 구한다는 것은 본선에서 굉장히 경쟁력과 명분이 없다"며 "10년 전 아이 점심값 주는 것(무상급식)을 당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본인의 직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당에 피해를 준 인사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우체국 현장방문을 마친 후에도 "무상급식을 이유로 스스로 사퇴하신 분이 다시 서울시장을 꿰차겠다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고 오 전 시장을 지적했다.
나 예비후보의 발언 역시 자신을 비판한 오 전 시장에 대한 반격인데, 오 전 시장은 전날 국민의힘 미디어데이에서 "황교안·나경원 투톱 운영의 당 결과가 총선 결과였다고 생각한다"고 힐난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선 "생활 행정은 업무 파악에만 1년 정도 걸린다"며 "'인턴시장, 초보시장'의 시행착오를 기다릴 수 없다"고 견제한 바 있다.
오신환 전 통합당 의원은 이를 두고 "싸울 때 싸우더라도 품위를 지켜서 싸웠으면 좋겠다"며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오 전 의원은 다만 나 전 의원의 신혼부부 공약에 대해선 맹비난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 공약은 토지임대부주택 입주자를 대상으로 모두 1억17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오 전 의원은 이를 두고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 이름을 빗대 '나경영'이라고 풍자했고, 나 전 의원은 "경쟁 과정에서 품격과 원팀(일체) 정신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의 경우 "국민은 아무런 근거와 이유 없이 국가가 돈을 퍼주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는데, 나 전 의원은 이에 대해 "'달나라 시장'이 되려는 게 아니라면 시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응수했다.
우 의원은 여기에 더해 "박영선 후보가 달나라 후보라면 나경원 후보는 안드로메다 후보인가"라고 비꼬면서 여야 후보 간 난잡한 공세가 갈수록 심해지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