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방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회적 가치
[기고 칼럼] 방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사회적 가치
  • 신아일보
  • 승인 2021.02.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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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 오픈루트 디지털가치실장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즉, ESG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는 UN 책임투자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에서 ESG를 바탕으로 기업의 책임과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면서 등장한 개념이다. 

기존에는 ESG 활동을 경영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 비용으로 인식했지만, 최근에는 장기적인 기업의 생존과 투자 관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중요한 투자 기준 중 하나로 ESG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8조7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은 자사의 투자기업에 대해 탄소배출량 감축계획서를 요구하는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투자 결정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도 친환경, 저탄소, 동반성장 등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ESG 관련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한편, 방송은 그 자체가 공익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 방송의 사회적 가치는 당연히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ESG 관점에서 방송의 사회적 가치는 방송 제작과 유통 전 과정에서 환경보호, 동반성장, 안전한 양질의 노동조건, 의사결정의 투명성 등이 내재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을 넘어서 시청자, 근로자, 협력사, 정부·공공기관,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근로자들의 안전과 권리 보호를 위한 매뉴얼을 마련하고, 교육을 통해 내재화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점차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아동·청소년 출연자 보호를 위한 조치에 더욱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외주제작사 등 협력사와의 공정한 거래와 동반성장을 위해 거래절차 표준화, 인프라·기술 지원, 판로 지원 등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방송 제작과정에서 환경오염이나 자연훼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이를 최대한 복구하도록 방송제작가이드에 명시하는 등 책임의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VR·AR(가상·증강) 등 가상융합기술을 활용하여 세트장 제작과 폐기에 따른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고민해볼 수 있다.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진입으로 콘텐츠 제작을 위한 투자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방송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유치를 위해서도 ESG 활동의 관리가 중요하다. 

넷플릭스(Netflix) 같은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이미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라 ESG에 대한 평가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국내 방송사들도 ESG 관련 글로벌 가이드라인에 따라 방송의 사회적 가치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면 글로벌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나아가 방송의 ESG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방송평가 또는 재허가·재승인 심사기준 등에 ESG 관련 글로벌 스탠다드를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유석 오픈루트 디지털가치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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