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국민의힘 공세에 진땀… 여당서도 "여행 좋아하나 보다"
황희, 국민의힘 공세에 진땀… 여당서도 "여행 좋아하나 보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0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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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체위, 인사청문회 실시… 가족여행 등 각종 논란 도마
배현진 "문체부 활동 사실상 없어… 도덕적 해이는 인정하나"
황 후보자 "20대 출석률은 96%… 여행 땐 본회의 안 잡혔어"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머리를 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기된 것 대부분을 해명했다"며 "수준 높은 청문회를 보여 달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사전 방어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부각하면서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9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황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국회 본회의 병가 불출석 후 해외 가족 여행 △보좌진 스페인 출장 당시 지출 축소 신고 의혹 △월 생활비 60만원 등 축소 신고 논란 △한국무용 전공과 석사학위를 딴 황 후보자의 부인 정모 씨의 지인 공과대학원 입학 △박사 논문 제출 당시 연구 용역 보고서 표절 △가족 명의 통장 46개 등이 도마에 올랐다.

먼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황 후보자에게 "본회의장에서부터 저희 의원 사무실로도 여러 차례 다녀가면서 '청문회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강렬하게 전했는데, 떨리는가"라고 물으면서 "자질 첫 번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문성에 대해서 참 말씀이 많으시다"고 비꼬았다.

이날 회의장에는 문체부 장관 출신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행정안전부 장관 출신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도 자리했다.

배 의원은 이를 언급하면서 "전직 장관이 두 분이나 계신다. 그 분야에서 이견을 달 수 없을 만큼 정평이 나 있었는데, 황 후보자는 약하다는 세간의 평가 인정하는가"라며 "문체부에 대한 활동이 사실상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여러 의혹을 보면, 안타깝지만 후보자께서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상당한 특혜를 누렸거나 도덕성 부분에 해이해 있었다는 데 인정하는가"라며 추궁에 나섰다.

황 후보자가 병가를 내고 국회 본회의를 빠지고 가족과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에 대해선 여당에서도 질타가 나왔다.

유정주 의원은 "정책 질의를 꼼꼼히 하고 싶은 게 본 의원의 욕심인데, 다만 현재 제기되고 있는 신상에 관한 질문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여행 좋아하시나 보다. 그래도 본회의에 불참하고 가면 안 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선 국민께 사과해야 하지 않느냐"며 "자녀 유학과 배우자 얘기가 있는데, 모든 상황을 비춰볼 때 한 달 생활비 60만원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7월 20일 황 후보자 가족이 동시에 스페인으로 출국했을 당시 국회에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위한 본회의가 열린 바 있다. 그날 본회의장에는 민주당 의원 26명이 출석하지 않아 의결 정족수 부족 사태로 부결 위기에 처한 바 있다.

황 후보자는 이날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다만 스페인 여행에 대해선 "외람되지만, 사실 20대 본회의 출석률이 96%"라며 "변명을 드리자면 처음 가족과 해외여행을 갔을 땐 본회의가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족 생활비가 월 평균 60만원에 불과하단 지적엔 "실제로는 학비를 뺴고 약 300만원이 나왔다"며 "언론이 보도한 것은 생활비 중 집세·보험료·학비를 빼고 카드 내역에 잡힌 720만원을 12개월로 나눈 것"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아껴 써야 나중에 아이 학비도 만들지 않겠나 싶어 최대한 아끼려는 마음이 있는데, 그런 마음이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가족 명의 통장이 46개에 달하는 것에 대해선 "대부분 소액 계좌"라며 "(매번) 모르고 새로 발급했고, 지금도 계좌가 몇 개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황 후보자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던 2017년 자신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를 맡은 연세대학교 김모 교수에게 용역비 2000만원의 연구 용역을 의뢰하고, 같은 해 12월 완료된 연구 용역 보고서를 상당 부분 베끼고 영어로 번역해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했단 의혹에 대해선 "졸작(졸업작품)이지만 제가 쓴 게 맞다"고 응수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