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노장 다시 외교 무대로… 정의용 "韓 평화 프로세스 흔들림 없이"
文의 노장 다시 외교 무대로… 정의용 "韓 평화 프로세스 흔들림 없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09 1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의용, 순국선열 참배로 일정 시작… '다신 전쟁 없길'
첫 과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실현' 제시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왼쪽부터),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왼쪽부터),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은 9일 취임 일성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정책)을 흔들림 없이 주진하겠단 의지를 피력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의 순국선열 참배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방명록에는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켜 이 땅에 다시는 참혹한 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남겼다.

이후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부 순직자 명단을 새긴 추모 동판 앞에서 묵념하고, 취임식에 들어갔다.

정 장관은 박동진 전 장관의 '외교관은 총 없는 전사'라는 말을 인용하면서 "국가와 민족의 안위를 위하는 대한민국 외교관으로서 반드시 지녀야 할 자질로, 전쟁에 뛰어든 전사에 버금가는 사명 의식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라고 부각했다.

이어 정 장관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자 '세계 7위'의 수출 대국 등 대한민국의 이룩한 성장과 성과를 복기하면서 외교부가 이룩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대한민국 외교가 처한 상황은 매우 어렵다"며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어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외교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첫 과제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현'을 내세웠다.

정 장관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하는 길"이라며 "우리 외교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보다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 EU(유럽연합) 등 우리의 핵심 파트너(협력자)와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며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교량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상생협력을 추동하는 중견국 외교도 계속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보건협력과 세계 경제의 회복은 물론 기후변화, 민주주의와 인권, 비전통 안보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해 나가야 한다"며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외교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 온전한 일상을 지키는 것이 우리 외교의 진정한 가치"라며 "나라 안팎에서 외교부에 거는 기대가 매우 높다. 여러분과 함께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의 외교적 도전을 헤쳐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문재인 정부 초기 국가안보실장으로 활동하면서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 막바지에 다다른 문재인 대통령이 74세 노장을 다시 등용한 것도 전반기와 같은 성과를 다시금 일으키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이 때문에 여당은 야당을 패싱(배제)하면서까지 정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했고, 문 대통령은 전날 임명안을 재가했다. 정 장관은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28번째 국무위원이 됐다.

국민의힘은 당시 정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실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임명 반대 근거로 들었다.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김석기 의원은 "국민의힘 위원 일동은 정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부적격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후보자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아직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하는 등 북한 옹호에 여념이 없었다"고 질타했다.

한편 외교부를 떠난 강경화 전 장관은 전날 이임사에서 "새로 취임하는 정 장관은 우리의 대선배이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등 주요 정책 입안과 추진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만큼 우리 외교와 남북관계가 결정적인 지금의 시기에 외교부를 이끌어 나갈 최적임자"라고 극찬했다.

이어 "새 장관의 리더십(지도) 하에 그간 추진해온 정책이 큰 결실을 이루고, 외교부가 계속 발전해 나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