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조삼모사(朝三暮四)
[e-런저런] 조삼모사(朝三暮四)
  • 신아일보
  • 승인 2021.02.0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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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정부는 비수도권 지역의 식당·카페와 헬스장·당구장 등 실내체육시설의 매장 내 영업가능 시간을 기존 오후 9시에서 10시까지로 1시간 연장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영업제한으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제적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수도권의 경우 오후 9시 영업제한 조치가 그대로 유지됐다는 데 있다. 수도권은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70%가 집중되는 등 확산 위험도가 크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일단 영업시간이 1시간 늘어난 비수도권 자영업자들은 그것만으로는 영업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고작’ 1시간 연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말이다.

반대로 수도권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왜 비수도권에 대해서만 방역조치를 완화하느냐며 형평성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합리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지역’이 아니라 ‘업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부는 앞서 기존 거리두기 단계와 모임금지 조치를 설 연휴가 끝나는 2월14일까지 유지키로 한 바 있다. 그리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지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비수도권 영업제한 완화 조치를 내놨다.

‘본질’은 외면한 채 눈앞의 ‘수치’에 급급해 내놓는 ‘조삼모사’식 정책은 어느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