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박범계에 "기대 접었다"… 檢 인사 노골적 비판
주호영, 박범계에 "기대 접었다"… 檢 인사 노골적 비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0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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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접견 자리서 "당적 가진 사람 법무부 장관 안 맞아"
朴 "7월 인사 때 잘 반영"… 野, 尹 끝나 '법무부 장악' 우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8일 국회에서 예방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8일 국회에서 예방한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예방 온 박범계 법무부 장관을 향해 "법원 출신으로서 검찰의 다른 문화나 풍토를 바꾸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줄 알았는데 그런 기대는 접었다"고 노골적으로 쓴소리를 가했다. 검찰 내 친여권 인사를 요직으로 유임한 것에 대한 항의로 읽힌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박 장관 접견 자리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당적을 가진 사람이 법무부 장관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은 법무부 장관과 제1야당 원내대표의 첫 만남이었음에도 주 원내대표는 시작부터 "흔쾌히 법무부 장관 취임을 축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대단히 안타깝다"며 "'인사 패싱(무시)' 얘기가 있었고, 우리가 기대한 검찰과 협의하는 모습이 아닌 듯하다"고 날을 세웠다.

박 장관은 앞서 지난 7일 대검찰청 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발표했는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하고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이끈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임명했다.

이를 두고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박 장관은 윤 총장과 두 번의 면담을 언론에 공개하는 이른바 '인사소통 쇼'를 했다"며 "역시 쇼는 쇼였다. 총장과 협의 없이 '추미애 시즌2'다운 오만과 독선을 재현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로써 법무부는 조국과 추미애부터 이어져 온 정치에만 혈안 된 조직임을 온 국민에 각인시켰다"며 "이번 인사는 차기 인사와 대통령 퇴진 고려해 검찰 사유화 계속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추미애 시즌 2' 무법부가 주말을 틈타 기습 작전하듯 '정권 수호 인사, 내 편 철통방어 인사'를 감행했다"고 규탄하면서 이 지검장을 겨냥해 "전직 무법장관의 집사 노릇을 충실히 한 서울중앙지검장은 철석 같이 알박기했다"고 비꼬았다.

한편 박 장관은 주 원내대표와의 자리에서 "여러 관점과 지적, 조언을 유념해서 잘하겠다"며 "윤 총장과 인사 관련해선 법무부 출근하면서 설명했는데, 이번은 소폭 인사라 7월 인사 때 충분한 염려를 포함해 잘 반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앞서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면서 "윤 총장에게 구두로 명확히 말씀드렸다"며 "패싱 이런 말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져본다"고 피력한 바 있다.

또 '윤 총장의 의견을 어느 정도 반영했는가' 묻자 "보기 나름이겠지만, 총장 입장에서만 물어보지 말고 제 입장에서도 물어봐 줬으면 한다"며 "나름 애를 썼다"고 말헀다. 이 지검장을 유임한 이유에 대해선 "현안 수사를 하는 분은 계속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야권은 이번 인사를 '식물총장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윤 총장 역시 인사안 이후 '허 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얘기가 나온다. 윤 총장의 임기는 오는 7월까지로, 박 장관이 윤 총장 임기 막바지에 내놓을 인사안을 두고 야권은 벌써부터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