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바이든, 포괄적 대북전략 함께 마련… "교황과 소통" 공감대 형성도
文-바이든, 포괄적 대북전략 함께 마련… "교황과 소통" 공감대 형성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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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바이든과 30분간 통화… "핵심 동맹 재확인"
밝은 분위기서 진행… 코로나 정리 후 정상회담 갖기로
두 정상 모두 카톨릭 신자… 교황청과 협력 필요성 공감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 통화 후 '포괄적인 대북 전략'을 함께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 모두 천주교 신자라는 점에서 교황과 소통하자는 취지의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30분간의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양 정상은 한미가 역내 평화·번영의 핵심 동맹임을 재확인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책임 동맹으로서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을 넘어 민주주의·인권 및 다자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한미동맹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알렸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양 정상의 통화는 웃음도 세 차례 정도 나올 만큼 환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일례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취임 직후 전화를 줘 감사하다"고 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통화하지 못할 정도로 바쁘진 않다"고 답해 웃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가장 먼저 "미국이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지도) 하에 국민 통합과 더 나은 재건을 향한 비전을 실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따뜻한 축하와 성원에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연설을 언급하면서 "전례 없는 도전을 이겨내고 희망으로 가득 찬 미국 이야기를 완성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그 희망의 하나가 한국"이라며 "한미 양국 관계는 70년간 계속 진전이 있었고,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관계의 강화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한미가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진전시키기 위해 공동 노력해 나가자"고 제안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된 당사국인 한국 측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국과의 같은 입장이 중요하며, 한국과 공통 목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두 정상은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하다는 데에도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얀마·중국 등 기타 지역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는데, 특히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상황에 대해 우려를 공유하고, 민주적·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 정상은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서로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만남의 중요성 언급했다"며 "꼭 직접 만나서 협의하길 기대했고, 문 대통령은 '직접 만나 대화하게 된다면 한미 양국 국민에게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이외에도 기후변화 등 세계적 과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고, 세계기후정상회의와 P4G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코로나 백신·치료제 보급,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서도 호혜적 협력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천주교 신자인 두 대통령은 각자 교황과 통화했던 일화를 전하면서 교황청 등과의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들린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