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끊어진 목줄
[e-런저런] 끊어진 목줄
  • 신아일보
  • 승인 2021.02.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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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전철역 앞 광장에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각각 한 마리의 개를 데리고 서 있었다.

보기만 해도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그 개는 귀를 쫑긋 세우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개의 주인인 부부는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중국왕실 귀족견이라 불리는 차우와 같았던 그 두 마리의 개는 특유의 웅장함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잠시 후 대화를 마친 부부는 이동하려 개 목줄을 끌며 동선을 반대 방향으로 돌렸다.

그 찰나 부부 중 남성이 데리고 있던 개가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급기야 힘을 다해 박차고 뛰었다. 목줄을 당기는 남성의 힘과 목줄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는 개의 힘이 부딪치면서 결국 목줄이 끊어져 버렸다.

목줄이 끊겨 튕겨나간 개는 광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녔고 놀란 남성은 개를 잡으려 뒤를 쫓았다. 그 과정에서 남성은 미끄러져 와락 넘어지기도 했다. 아찔한 순간은 다음이었다.

뛰어다니던 개의 발길이 도롯가로 향했다. 정신 놓고 막 달리는 개가 도롯가로 나간다면 세게 직진해 달려오는 차에 치일 수도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에 넘어진 남성은 벌떡 일어났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달려가 도롯가로 향하는 개를 마침내 붙잡게 됐다.

“어우” 처음부터 이를 본 기자는 위태위태한 모습에 가슴이 아주 철렁 내려앉았다. 만약 남성이 아니라 여성 또는 노인이었다면 마지막에 개를 붙잡을 수 있었을까. 그렇지 않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개 목줄만 달고 나가는 게 능사가 아니다. 거기서 목줄이 끊어질 줄 누가 알았으랴. 우리는 개와 관련한 여러 사고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목줄이 끊어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늘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신아일보] 이인아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