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직장인, 안정성 향해 '자산 리밸런싱' 필요
40대 직장인, 안정성 향해 '자산 리밸런싱' 필요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1.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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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주식·채권으로 포트폴리오 세분화해야
돌발상황 대비해 현금화 쉬운 국고채·예금↑
여유자금 있다면 IRP 납입비중 늘려 퇴직준비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됐다. (사진=연합뉴스)

40대 직장인은 본격적으로 소득이 높아지는 시기를 맞음과 동시에 생활비와 자녀 교육비 등으로 많은 지출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 놓인다. 예상치 못한 사고와 행사로 목돈 지출이 빈번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에는 안정성을 높이면서도, 현금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한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 등으로 자사 포트폴리오를 세분하고, 여유자금이 있다면 개인형 퇴직연금에도 관심을 가질 만한 시기다.

28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40대 투자자에게 과거보다 더 많은 자산을 운용하면서도 불시에 발생할 수 있는 우발상황에 대비해 더욱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립해야 한다고 권했다.

이전까지의 투자방식이 공격적이었다면 앞으로는 다소 보수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도 있으며, 손실 가능성이 작아 부담 없이 현금화하기 쉬운 국고채나 예금 등의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GMW센터 팀장은 △국내주식 30% △해외주식 30% △글로벌 채권형 20% △안전자산 20%의 고른 투자 포트폴리오를 추천했다.

정 팀장은 "40대는 포트폴리오 분산이 가장 중요해지는 시기"라며 "목돈을 운용하면서도 부동산이나 가족 필요자금 등을 위해 안정적인 유동성을 갖춰야 하는 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인석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예금·국내외 단기채 60% △국내주식 10% △선진국 주식 15% △신흥국 주식 15%를 추천했다. 채권의 경우 국내채권과 해외채권, 해외 주식의 경우 선진국 주식 및 신흥국 주식으로 투자처를 좀 더 다양화하는 방안이 추천됐다. 

오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국내전망도 긍정적이지만, 해외시장에는 성장성이 좋은 우량 기업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는 점에서 해외 분산을 권한다"며 "해외채권의 경우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우량채를 바탕으로 하이일드를 일부 선별 투자하는 상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주식의 경우 신흥주식은 중국 성장주나 아시아 또는 신흥국 분산 상품을, 선진주식은 미국 또는 글로벌 투자 상품 중 IT·플랫폼 기업 외 경기민감 업종에도 배분하는 상품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분산투자 관점에서 자회사의 비즈니스가 탄탄하고 자회사 지분가치도 크게 상승했지만, 주가가 눌려있는 지주회사 주식 또한 투자가 추천됐다. 지배구조 문제로 자산가치와 주식의 가격이 벌어져 있는 현재가 곧 좋은 매수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승환 미래에셋대우 목동 WM 투자센터 프라이빗뱅커(PB)는 대표적 지주사인 삼성물산과 한화, SK, CJ, 현대모비스, LG 등에 대한 투자를 추천했다. 

그는 "이들 지주사는 현재 자회사 지분가치의 할인율이 높이 올라간 상황"이라며 "자회사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좋고, 향후 배당주로의 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 기간을 길게 잡고 매수하면 견조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지주사들은 친환경과 수소차, 전기차, 바이오, 음식료, 엔터테인먼트, ICT, 자율주행 등 유망 업종 관련 자회사들이 골고루 편입돼 있어 분산투자 효과도 누릴 수 있다"며 "단, 최근 몇몇 이슈로 크게 상승한 종목의 경우 매수 시점 조절이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40대부터는 연금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퇴직 때 지급받는 급여 수준이 정해진 확정급여형(DB) 및 회사가 적립한 자금을 운용한 결과에 따라 수익금을 지급받는 확정기여형(DC) 말고도, 개인이 자금을 추가로 납입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얘기다.

IRP는 현재 퇴직한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개설할 수 있고, 기존 DB와 DC 등 다른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했던 이들도 가입할 수 있다. 또 IRP를 통해 직접 예금·펀드·채권·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우리은행 PB는 "지금은 초저금리 시대"라며 "회사 퇴직연금과 국민연금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여유자금이 있다면 IRP 납입 비중을 높여 다양한 투자 상품을 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