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21 국회 경제] 김은혜 국토위원 "약자 더 약하게 만드는 부동산 정책 막을 것"
[미리보는 2021 국회 경제] 김은혜 국토위원 "약자 더 약하게 만드는 부동산 정책 막을 것"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1.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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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주택 매매·전월세 가격 폭등…정부가 문제 키워" 지적
임대차 3법 부작용 해소·세금폭탄 방지 등 적극적으로 추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은혜 의원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은혜 의원실)

2020년을 힘겹게 보내고, 더 버거울지도 모르는 2021년을 시작했다. 처음 경험하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속에 온 국민이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인다. 경제, 사회 각 분야가 겪는 변화는 '급격'이라는 수식어로 표현하기 부족할 정도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 놓인 민심을 대하는 정치권의 어깨가 무겁다. 국회는 2년 만에 찾아온 한강 결빙처럼 금방이라도 얼어붙을 듯한 민심을 녹일 복안을 가지고 있을까? 상임위원들을 만나 새해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은혜 국회 국토교통위원(국민의힘)이 올해 의정활동의 초점을 약자를 더 약하게 만드는 부동산 정책을 저지하는 데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주택 매매가와 전월세가 전례 없이 폭등했다며, 정부 정책이 부동산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김 위원은 임대차 3법 부작용 해소와 세금폭탄 방지에 중점을 두고 입법 활동을 펼 계획이다.

Q 국회의원으로서 첫 1년을 보냈다. 소회는 어떤가?

주민들과의 약속과 완수해야 할 숙제로 매분 매초 경각에 달렸다는 느낌을 받으며 살았다. 첫 국정감사를 치르면서 가장 집중했던 것은 바로 국민들의 목소리다. 의원실로 쏟아진 메일과 전화 등이 큰 힘이 됐다. 이를 통해 임대차 3법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었고, 공공기관의 부정부패를 밝혀낼 수 있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현장을 고수하는 의정활동을 이어나가야겠다.

Q 작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전례 없는 주택가격과 전월세 폭등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있었던 스물네 번의 처방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켰다. 서울에서 시작된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이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전이되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30·40세대의 주거 사다리가 박탈됐다는 점이 심각하다. 자금력이 없어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 집을 장만하는 이들마저 투기꾼 취급하는 경도된 시각이 주원인 중 하나다. 시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과 대응에 문제가 있다. 더 안정된 환경에서 삶을 영위하고 싶은 인간의 기본 욕구를 강제로 틀어쥐겠다는 정책 방향이 수정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정부가 쏟아내는 부동산 정책은 시장의 분노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Q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보나?

국민들이 살고 싶은 곳에 살만한 집을 지어주면 된다. 정주 여건이 마련된 곳에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는 본능을 억지로 막으려 하니 풍선효과와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주거 취약계층에 저렴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하면서, 국민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민간의 부동산 공급도 터줘야 한다.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를 풀어 국민이 살고 싶은 곳에 집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청년층에게 대출을 확대해 집 걱정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다)'하는 현실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세금폭탄으로 국민의 삶을 옥죄는 이념적 지향도 멈춰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사진=김은혜 의원실)
김은혜 국토위원. (사진=김은혜 의원실)

Q 일명 '세금폭탄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헌법 제59조에 따르면, 조세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조세 부과와 징수에 대한 구체적 사항이 모두 법에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부동산 공시가격은 세금 60여종의 근거가 됨에도 어떻게 산정하는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공시가격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하나, 작년 기준 조정률은 2.4%에 불과하다. 조세의 근거가 되는 공시가격을 행정부가 마음대로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세금폭탄방지법'에는 공시가격이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떻게 평가됐는지 국민에게 제대로 공개돼야 한다는 취지가 담겼다.

Q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법안은 무엇인가?

임대차 3법의 부작용을 해소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통과를 집중 추진하겠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인한 부작용 해소를 위해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매수할 경우, 등기를 마치지 않더라도 내 집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세금폭탄을 방지하기 위한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과 '소득세법' 개정안, 공공임대 주택의 분양가 산정방식을 개선하는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Q 이 밖에 올해 계획한 의정활동 중 우선순위를 꼽는다면?

약자를 더 약하게 만드는 부동산 정책을 저지하고, 가족들과 맘 편히 쉴 수 있는 내 집 마련 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 또,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의정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분당∙판교 지역의 주거환경 노후화와 열악한 교통 환경은 여전하다. 지하철 3·8호선 연장을 추진하고, 월곶~판교선과 수원~광주선 조기완공을 도모하면서 재개발과 재건축 활성화에도 힘쓰겠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