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그린 뉴딜' 논의… P4G 참석 제안
문 대통령,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그린 뉴딜' 논의… P4G 참석 제안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1.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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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정부, 코스타리카에 KF-94 마스크 및 현물 등 지원
코스타리카 대통령 "P4G 개최 성공할 것 참석할 의사"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카를로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카를로스 알바라도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코스타리카 정부에 100만달러 상당의 KF-94 마스크와 현물을 지원했던 것에 대해 카를로스 알바라도 께사다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달 받았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을 위한 우리 정부의 인도적 지원과 방역 경험 공유가 코스타리카 정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며 "한국은 코로나 국제 협력에 앞으로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30분간 코스타리카 대통령과 올해 첫 정상 통화를 진행했다.

이번 통화는 코스타키라 측 제안으로 성사했고, 한국 정부는 그간 물자 지원과 화상회의 등으로 방역 요령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양국 수장은 이번 통화에서 코로나 대응 공조와 친환경 대공황 극복 정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알바라도 대통령은 통화에서 지난 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코스타리카 방문을 언급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코스타리카를 다녀간 대한민국의 마지막 대통령이었다"며 "문 대통령께서 코스타리카를 방문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또 "코스타리카 정부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체제)를 지속적으로 지지해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해 주셔서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답레하면서 코스타리카가 올해 독립 200주년을 맞은 것과 OECD(경제협력기구)에 38번째로 가입하게 된 것을 축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알바라도 대통령에게 "한국을 코로나 방역 모범국가로 평가하고, '코스타리카가 미주의 한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신 것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하기도 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국정연설에서 한국의 코로나 대응과 과학 기술 분야 혁신 등을 호평하며 '미주의 한국'으로 불리길 희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또 "문 대통령의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 정책은 코스타리카 정부의 정책 방향과 지향이 같다"며 탈탄소화 광역·수도권 전기열차사업 입찰 문제를 꺼내기도 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탈탄소화 기본계획(2018~2050)을 통해 신재생 에너지(자원) 등의 발전 대체, 전기차 보급 확대, 탈탄소화 광역·수도권 전기열차사업 등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한 상태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배기가스 감축 등을 위한 광역수도권 전기열차사업은 사업비가 총 15억5000억달러에 이르며, 올해 상반기 공사 발주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국은 현재 국가철도공단과 현대엔지니어링, 도화엔지니어링 등이 민관 합동 컨소시엄(조합)을 구성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탈탄소화 구현을 위해 적극 추진 중인 사업에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면 양국 간 탈탄소 협력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또 "우리의 '전자정부시스템'은 유엔(국제연합)과 국제사회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최근 코스타리카 정부가 '디지털 정부'를 목표로 '디지털 재정통합 시스템'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아는데, 우리 정부와 기업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공유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청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전기열차사업과 관련해 "코스타리카의 중요한 정책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며 "한국에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대한민국 전자정부가 최고 수준임을 잘 알고 동경하고 있다"며 "다양한 현안 및 협력 사안에 대해 직접 만나 뵙고 논의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코스타리카가 중미통합체제(SICA)의 올해 상반기 의장국임을 설명하면서 "코스타리카가 한국에 다른 중미 국가와의 사업을 이끌어낼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각하기도 했다.

SICA는 중미국가 간 통합과 경제 발전을 목표로 1991년 수립한 지역기구다. 코스타리카 외 벨리즈, 도미니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등 8개국이 참여한다. 한국은 역외옵서버(참관인)로 가입한 상태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오는 6월 SICA 정상회담이라는 중요 행사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면 감사하겠다"며 거듭 초청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코스타리카에서 소주와 김치를 즐길 시간을 조속히 가졌으면 한다"며 "질 좋은 코스타리카 커피도 선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타리카 국민은 K-팝과 한국 영화를 많이 보고 있다"며 "BTS(방탄소년단)를 언급하거나,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를 배우면서 인식 개선을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SICA 설립 30주년을 맞아 코스타리카에서 양국 및 한-SICA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면 매우 뜻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코스타리카는 민주주의, 인권존중, 평화지향 등 우리와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전통적인 우방국으로, 양국 간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심화되길 희망한다"며 5월 서울 P4G(녹색성장 및 2030 세계적 목표를 위한 연대) 정상회의에 알바라도 대통령 참석을 요청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한국이 P4G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것을 확신하며 참석할 의사가 있다"고 알렸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