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에 집중"…똑똑해진 개미들, 투기 대신 '투자'
"우량주에 집중"…똑똑해진 개미들, 투기 대신 '투자'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1.14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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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순매수 상위 10종목 중 8개 시총 20위권 대형주
'저금리·부동산 규제'로 자산 증식 수단 주식 선호도↑
전문가 "빚 의존 자금 많은 점은 경계…건전성 우려"
1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14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8개가 시총 상위 20위 안에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에 대한 개인들의 지식수준이 높아진 데다 저금리·부동산 규제 환경 속에서 주식이 노후 대비 자산 증식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투기성이 옅어지고 투자 경향이 강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높아져 조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빚에 의존한 투자 자금이 늘고 있는 점은 개인들의 투자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삼성·LG·현대에 투자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국내 주식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 4조9000억원치를 사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 개인 순매수액 8조7000억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이어 LG전자(6600억원 순매수)와 현대모비스(4500억원 순매수), 셀트리온(4300억원 순매수) 등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8개가 시총 상위 20위 안에 위치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시가총액 20위권 내 위치한 종목은 6개였다. 대형주에 대한 개인들의 투자 선호가 최근 들어 더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관련 지식수준이 높아지고,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 성격이 투기성보다 투자성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식을 노후 대비 자산 증식 수단으로 인식하는 개인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요즘 개인 투자자들은 SNS나 유튜브를 통해 주식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고 있어 과거와는 체질이 달라진 듯하다"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의 자산 구성을 크게 부동산과 예금, 보험, 주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저금리 환경이 굉장히 극심해진 몇 년 전부터 예금이나 연금보험에 들어갔던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렸다가 최근에는 정부의 세금·대출 규제로 부동산도 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전통적인 개인 자산에 대한 투자가 어려워지면서 과거에 불안한 자산으로 인식되던 주식이 노후 대비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 수단으로 관심받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 신용거래융자 잔고 사상 최대

다만, 전문가들은 개인들의 주식 투자가 빚에 의존하는 현상이 심화된 점은 우량주 투자 여부를 떠나 경계해야 할 요소로 지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유가증권 시장에는 10조3700억원, 코스닥 시장에서는 10조1400억원 규모 신용융자 잔고가 쌓여 있다. 올해 들어 100억원대를 유지하던 하루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 11일 220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신용대출을 받아 투자한 주식을 제때 갚지 못할 때, 증권사에서 주식을 강제로 팔아버리는 것을 말한다. 

최근 증시 변동 폭이 커지며 이런 '빚투'에 대한 위험성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장 초반 326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장중 3100선 아래로 떨어지며 변동 폭이 170p에 달했고, 그다음 날에도 증시가 출렁이며 변동 폭은 100p를 넘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작년 변동성 장세를 거치며 주식 투자에 관한 공부를 많이 하고 들어온 개인 투자자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다고 본다"며 "신용융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단기 수익을 바라고 들어온 이들이 많아진다는 것인데, 최근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처럼 빚을 내서 들어온 개인 투자자가 하락세를 버틸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신용융자 매수세가 개인 투자자 주식 매수 금액의 35%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돼 개인 투자자 차입자본 건전성이 다소 우려된다"며 "향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개인 투자자는 이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강한 매수세에도 투자자 예탁금이 줄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고객 예탁금은 작년 9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했고, 액수로는 18조원 가량 늘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들의 매수 여력을 판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시총 대비 투자자 예탁금 비율이 있는데, 최근 이 비율은 2.9배로 평균 수준인 1.85배를 웃돌았다"며 "해당 지표의 상승은 개인 대기 자금 대비 증시 시총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hong9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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