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의 가르침…"함께 싸워야 이긴다"
[기자수첩] 코로나19의 가르침…"함께 싸워야 이긴다"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1.01.13 1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라는 강적을 만나 처절한 2020년을 보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감당했을 고통의 강도는 다를 테지만,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생각하면 누구도 즐거울 수 없는 한 해였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고통의 연장선에서 새해를 맞았다.

사람으로 붐볐던 거리에 인적이 끊기고, '임대 문의'라고 써 붙인 상가가 곳곳에서 늘어난다. 얼마 전까지 긴 줄을 서야 식사할 수 있었던 식당이 한순간 문을 닫는 모습을 보면서 코로나19 충격이 상상 이상임을 깨닫는다.

출·퇴근 시간에도 그다지 막히지 않는 도로 위를 달리면서 편함보다 씁쓸함이 더 큰 것은 비단 기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길에 누군가가 다가와 액상 커피 한 봉지를 건넨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 관계자인 이 사람은 "카페 영업 제한 조치로 너무 힘들다"며 "커피 좀 드시면서 관심도 가져달라"고 말한다.

전날 내린 눈이 채 녹지 않은 여의도 국회 앞 거리에서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나눠주는 카페 사장들은 홀 영업 금지로 인해 매출의 80~90%가 줄었다며 근심을 내뱉는다. 이들은 커피가 기호식품일지 모르지만, 자신들에게는 생존권 자체라며 살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정부의 고민이 좀 더 깊어져야 할 대목이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몇십만원, 몇백만원을 지원해도 눈 녹듯 사라져버린 매출을 감당하기는 역부족이다.

코로나19도 사업자가 감내해야 할 여러 리스크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게 치부하기에 지금 상황은 너무 특수하다. 사회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 무너져 내리면 결국 그 피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른 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남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특정 업종의 손발을 묶는 데만 그치지 말고 다른 한쪽으로 숨통을 열어줄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지원금을 주고 안 주는 단편적인 문제가 아니다. 정해진 방역 지침을 어긴 경우에는 단호히 대처해야겠지만, 방역 방법 자체는 계속해서 현실에 맞게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사회주의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지금은 모든 국민이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시기다. 그게 공동체를 지탱하고 바이러스로부터 모두를 지키는 방법이다. '나만 살면 된다'는 인식으로는 코로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이렇게 힘을 모아 최대한 피해자를 줄이고, 코로나19를 이겨 내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정부와 국민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은 이들이 사회에 또 다른 도움을 주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어쩌면 코로나19는 자기 자신만 생각하며 살아온 우리에게 함께 사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