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담화서 "기괴한 족속들" "특등 머저리들" 조롱
4시간 만에 김태년 "3월 전에 남북대화 개최해야" 손짓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전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이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됐음에도 우리 정부를 향해 거친 언사로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한 가운데 새해에도 남북관계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일단 '남북대화 우선'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김여정은 13일 조선중앙통신에 게재된 12일자 본인 명의 담화에서 "남조선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0일 심야에 북이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을 포착했다느니, 정밀 추적 중이라느니 하는 희떠운 소리를 내뱉었다"면서 노동당 제8차 당대회 열병식 동향을 추적한 우리 합참을 원색비난했다.
김여정은 그러면서 "남의 집 경축 행사에 대해 군사기관이 나서서 '정황 포착'이니, '정밀 추적'이니 하는 표현을 써가며 적대적 경각심을 표출하는 것은 유독 남조선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 동네 사람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 "세계적으로 처신머리 골라 할 줄 모르는 데서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 할 특등 머저리들" 같은 조롱하기도 했다.
앞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강등된 김여정은 이날 담화 제목(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담화)을 통해 당 직책도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낮아진 게 확인됐다.
이날 오전 조선중앙TV 보도에서도 김여정은 당 대회장 주석단 위치도 첫날 2열 가운데에서 세번째였다가 여덟 번째로 밀려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대남비난 담화를 발표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앞으로도 막대한 영향력을 유지한 채 대남업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김여정의 대남 담화가 다시 등장한 것은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를 통해 북한에 '비대면 대화'라도 하겠다며 적극적 대화 의지를 밝힌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라 남북관계의 얽힌 실타래는 올해도 좀처럼 풀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남북대화를 강조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미대화와 함께 한반도 평화의 봄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면서 "3월 이전에 남북 대화를 개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여정의 담화가 나온지 불과 4시간여 만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와함께 북한에 무력 도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과거와 같은 방식의 무력도발로 긴장을 격화시킨다면 고립만 더 심화될 것"이라며 "국제 사회의 봉쇄와 제재 분위기만 높아질 뿐이라는 사실도 명심하길 바란다. 기회를 상실하게 되면 고립과 실패만 자초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김 원내대표는 남북의 방역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우리 정부가 제안한 방역·보건협력을 위한 남북대화에 적극 호응하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손을 잡아야 북미대화의 길이 열리고 정상국가로서 국제사회에 참여할 기회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