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여신 건전성 관리 위해 중소기업 돈줄 죈다"
은행 "여신 건전성 관리 위해 중소기업 돈줄 죈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1.1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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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확실성 고려 실적 악화 우려 업종 대출한도 축소
정부 규제 지속되면서 가계대출도 '심사 강화 기조' 유지
2018년~2021년 1분기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 (자료=한은)
2018년~2021년 1분기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 (자료=한은)

국내 은행들이 여신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1분기 대출 심사 강도를 높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해 실적 악화 우려 업종에 대한 대출한도가 낮아지고 만기 연장 요건도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정부의 신용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가계대출에 대한 심사도 다소 강화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8로 조사됐다.

대출태도지수는 국내 은행 17곳의 여신업무 총괄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된 것으로, 음(-)이면 만기연장 조건 등 대출심사를 강화한다는 응답자가 더 많음을 의미한다. 작년 4분기에는 이 지수가 -19였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가계 주택대출태도 지수는 -6으로 나타났다. 전 분기 -24와 작년 3분기 -18보다는 정도가 약하지만 강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가계 일반대출태도 지수도 -12로 강화 기조를 지속한다.

차주별로 보면 은행들은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를 작년 3·4분기와 같은 -3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은 높일 예정이다. 지수로 보면 -6으로, 작년 3분기 12와 4분기 3보다 대출태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지속 등에 따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대출 여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여신건전성 관리 방식에는 실적 악화 우려 업종에 대한 대출한도 감축과 만기 연장 요건 강화 등이 있다.

또, 이들 은행은 가계 일반대출이 정부의 신용대출 관련 규제 등이 지속되면서 다소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11월13일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은행의 자율적인 신용대출 총량 관리와 고액 신용대출 차주에 대한 상환능력 심사 강화 등을 골자로 한다. 은행들은 가계 주택대출 심사 강화 기조도 이어갈 예정이다.

올해 1분기 모든 기업 차주들의 대출 수요는 전 분기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중소기업 대출수요지수 전망치는 26으로 전 분기 18보다 높아졌고, 대기업 전망치는 9로, 역시 전 분기 -3보다 상승했다.

가계의 경우 올해 1분기 주택대출수요 전망치가 3으로, 작년 4분기 24보다 낮게 조사됐다. 가계 일반대출수요 전망치도 작년 4분기 44보다 낮은 18로 집계됐다.

은행들은 1분기 기업의 대출수요는 경기 부진 및 거리 두기 강화 등에 따른 매출 감소로 운전자금수요가 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의 대출수요는 주택구입·전세자금 및 금융투자 수요 등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한편, 은행들은 이번 1분기 가계 대출에 대한 신용위험이 작년 4분기보다 증가하고, 3분기보다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 대출행태지수는 21로 전 분기 15보다 높아졌지만, 작년 3분기 26보다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과 대기업 신용위험 지수 전망치는 29와 12로 전 분기와 동일했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하면 중소기업 지수는 3p 하락했고, 대기업은 6p 내렸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