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뉴노멀①] 메가커피 '양적성장' 몰두…충성고객 확보가 관건
[커피 뉴노멀①] 메가커피 '양적성장' 몰두…충성고객 확보가 관건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1.11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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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앞세워 5년간 1200개 매장 폭발적 성장세
뒤늦게 비대면 서비스 도입, 홈카페 마케팅 부재
브랜드 지속 성장성 물음표…매각설에 "사실무근"
비대면 주문 서비스 ‘메가오더’ (제공=메가커피)
비대면 주문 서비스 ‘메가오더’ (제공=메가커피)

앤하우스(대표 하형운)가 운영하는 메가커피는 최근 4년간 매장을 1200여개로 빠르게 늘리며 양적성장에 몰두하고 있다. 핫(Hot)아메리카노 기준 1000원 중반대의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맛과 품질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이 먹히면서, 가맹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경쟁 브랜드보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메가커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주문·배달 등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좇는 형국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가커피는 2015년 첫 론칭 후, 이듬해 가맹사업을 개시하면서 같은 해 41호점, 2017년 187호, 2018년 405호, 2019년 805호, 지난해 1205호점까지 4년간 무려 30배 가까이 성장했다. 최근 2년 연속 400개 이상 매장을 낸 유일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올해는 1500호점 돌파가 목표다. 매출액도 2018년 163억원에서 2019년 35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500억~600억원대로 추정된다. 

메가커피는 가격 대비 양질의 커피와 넓은 매장 공간이 강점이다. 다수의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소규모 매장에서 포장(테이크아웃) 위주로 운영한다. 하지만, 메가커피는 매장당 평균 20석 내외의 충분한 착석공간을 갖춰 차별화했다. 특히, 직장인·학생을 비롯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업무를 하는 소비자)과 소규모 모임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반응이 좋다. 

서울의 한 메가커피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의 한 메가커피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장 착석 금지 등 영업에 제약이 있자, 홀과 포장 모두 강점을 가진 메가커피만의 차별화 마케팅은 다소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 플랫폼과 연계한 서비스를 도입하고, 전국 매장 절반 이상(2020년 11월 기준)에 적용했다. 지난해 8월에는 비대면 강화 차원에서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메가커피 앱에선 ‘메가오더’를 활용한 비대면 주문과 선물하기, 배달의민족과 연계한 딜리버리 등이 가능하다. 

메가오더는 개시 3개월간 매장 도입률이 평균 50%씩 늘었다. 메가커피 앱 가입도 올 1월 100만명 돌파가 유력하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매장 선호도가 높고, 이용자가 많다보니 단기간에 앱 가입자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타 브랜드처럼 배달과 스마트 오더 등 기본적인 비대면 영업망은 갖췄으나, 성과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매장 내 배달 매출 비중은 아직 10% 정도(2020년 11월 기준)다. 매장마다 스마트 오더 취급도 제각각이다. 일례로, 서울 금호동엔 금호역점이 있지만, 메가오더 적용 매장은 1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청구역점부터 가능하다. 

홈카페족을 위한 상품 개발과 마케팅도 부재하다. 원두·스틱커피 등 홈카페 상품은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보여주면서도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 이는 소비자 충성도를 가늠하는 주요 잣대로도 작용한다. 일각에선 메가커피가 단기간 급성장했지만, 탄탄한 충성 소비층 없인 지속성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충성 소비층이 얇으면, 시장 특성상 언제든지 비슷한 콘셉트의 중저가 커피 브랜드에게 뒤집힐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가커피 앱 내 메가오더를 통해 가장 가까운 금호역점 주문을 하려고 했으나, 가능 매장 목록에는 없었다. 주문 가능한 가장 가까운 매장은 1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청구역점이었다. (사진=관련 앱 캡쳐)
메가커피 앱 내 메가오더를 통해 가장 가까운 금호역점 주문을 하려고 했으나, 가능 매장 목록에는 없었다. 주문 가능한 가장 가까운 매장은 1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청구역점이었다. (사진=관련 앱 캡쳐)

메가커피는 최근 경영권 매각설에 휩싸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앤하우스는 삼일Pw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게 결국 가치를 높여 비싼 가격에 되팔기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 나왔다. 하지만, 지속 성장성을 좌우하는 충성 소비층 파악이 어렵고, 브랜드 경쟁력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성사가 잘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가맹점 상생과 R&D(연구개발) 강화, IT(정보통신) 기술 접목 등으로 올해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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