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기채 중심 금리↑…전문가들 "방어적 대응 필요"
올해 장기채 중심 금리↑…전문가들 "방어적 대응 필요"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1.1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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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기 국채 금리 상승세 지속에 장단기 스프레드도 확대
단기적으로는 저금리 유지…'신흥국·우량 회사채' 투자 추천
작년 1월부터 최근까지의 채권 금리 추이. (자료=금투협)
작년 1월부터 최근까지의 채권 금리 추이. (자료=금투협)

올해 채권시장에서는 방어적인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 개선으로 인한 실물 경기 회복 기대감 및 채권 발행 물량 증가에 대한 부담감으로 장기 국채값이 하락(금리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분간 이어질 저금리 기조에서 상대적으로 고금리 매력이 부각될 신흥국 채권이나 글로벌 투자등급 회사채, 국내 우량 회사채는 단기물 중심 캐리(채권을 보유함으로써 받는 이자수익을 염두한 투자) 전략이 추천됐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729%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약 5개월 전이던 작년 7월30일 연중 최저인 1.281%에 거래된 이후 지속적인 오름세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고채와 3년 만기 국고채 간 금리 격차는 8일 기준 0.751%p를 기록했다. 장단기 스프레드는 작년 3월 0.244%p를 기록한 이후 장기채 금리가 오르며 그 폭이 벌어졌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이처럼 빠르게 오른 이유는 올해 우리나라 실물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국내 실물 경기는 작년 2분기부터 코로나19 영향으로 대폭 위축되기 시작했다. 그간 국내외 기준금리도 떨어졌다. 10년짜리 국채 금리는 연초 1.63%에서 1.2% 후반대까지 떨어졌고, 미국채 금리도 작년 1월 이후 1% 이하로 떨어지면서 채권 투자자가 시세차익을 얻기 유리한 환경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정부와 중앙은행이 사태 안정화를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채권 금리는 3분기부터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했다. 

이같은 기조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점진적인 경기 개선 기대 및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으로 발행된 국채 물량이 장기물 중심으로 금리를 계속 높일(가격 하락)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부가 국채 매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지 않으면서, 국채 발행이 늘어나더라도 수요는 그만큼 뒷받침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원화 절상이 수출에서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올해 한은은 환율 안정에 신경을 쓸 것"이라며 "향후 국채 매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시나리오를 적용하게 되면 원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에, 국채 매입에 적극적인 스탠스로 바꾸기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분간은 외형적으로 경기와 물가가 개선된다 해도 통화 완화 정책이 이어지면서 시장 금리의 상승추세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미 한은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당분간 유지한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고금리 매력이 있는 신흥국 채권 혹은 글로벌 투자등급 회사채, 국내 우량 회사채에 대해 단기물 중심 투자를 추천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채권은 달러 표시 채권의 경우 수익률 5% 이상 하이일드(고수익) 채권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고, 달러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신흥국 현지통화 표시 채권의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국가별 이슈와 이벤트 발생 가능성에 따라 투자 매력도 차별화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 크레딧 시장은 강세 흐름이 예상된다"며 "당분간 금리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캐리 수요가 이어지겠고,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기업 실적 회복 등으로 투자 심리도 회복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