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국가 간 '경제력 격차' 확대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국가 간 '경제력 격차' 확대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1.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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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여행 등 서비스업 비중 큰 남유럽 산업 충격 더 커
(자료=EU통계청, EU집행위)
(자료=EU통계청, EU집행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럽 국가 간 경제력 격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과 여행 등 서비스업 비중이 큰 남유럽 국가들 받은 경제적 충격이 제조업 중심 북유럽 국가들에 비해 큰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코로나19 이후 유로 지역 내 경제력 격차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남유럽의 경제 여건이 북유럽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EU(유럽연합) 통계청과 EU 집행위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사태 발발 후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의 경제성장률 하락 폭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북유럽 국가보다 평균 2배 넘게 컸다. 또,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 격차는 2019년 60%p 수준에서 2020년 72%p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유로지역 내 경제 격차가 확대된 것은 북유럽과 남유럽 간 코로나19 확산 정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동제한지수를 보면,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1·2차 확산기 모두 독일을 상회했다.

대면접촉을 통해 전염되는 코로나19 특성상 외식과 숙박, 여행 등 서비스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남유럽이 제조업 중심의 북유럽보다 경제적 손실도 컸다. 지난 2019년 기준 여행 관련 업종에 대한 의존도는 그리스(20.8%)와 스페인(14.3%), 이탈리아(13.0%) 등이 독일(9.1%) 등 북유럽 국가를 크게 상회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지원방식에서도 독일은 이전지출 등 직접지원 규모가 컸지만, 남유럽 국가들의 경우 주로 유동성 지원 및 대출보증 등 간접지원에 중점을 둔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유로지역 내 경제력 격차가 확대되면서, 남유럽과 북유럽의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역 간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경제구조가 중심부(북유럽)와 주변부(남유럽)로 굳어지는 한편, 유로·EU에 대한 남유럽의 정치적 지지가 약화되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유로지역 국가 간 경제적 격차가 경제위기 발생할 때마다 확대되면서 단일통화 지역의 지속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납유럽의 북유럽에 대한 경제력 의존이 심화되고, 이에 따른 경제적 정치적 갈등이 이어져 유로체재 내 불협화음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유로지역의 결속력 강화를 위해 통화통합에 이어 재정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 간 이해상충을 해결하고 완전한 경제통합으로 나아가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