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변창흠'표 첫 부동산 대책은 어디로
[기자수첩] '변창흠'표 첫 부동산 대책은 어디로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1.0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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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표 첫 부동산 대책이 내달 설 이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취임 일성으로 "도심 내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내년 설 명절 전에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변 장관은 5일 주택공급 관련 유관기관들과 영상회의에서 설 전에 발표할 주택 공급대책과 관련해 5대 기본방향을 내보였다.

이날 제시된 5대 방향은 △민관협력 패스트트랙으로 신속한 주택공급 △역세권 등 도심 내 가용용지와 공공택지를 통한 충분한 물량 공급 △품질 높은 주택공급 △수요자 선호 주택 집중 공급 △개발이익 적정 배분 및 선제적 투기수요 차단 등이다.

변 장관은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160% 수준인 서울 역세권 평균 용적률을 300%까지 높이고, 역세권 반경도 기존 350m에서 500m로 확장하는 '역세권 고밀도 개발'을 통한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구상을 밝히는 등 공급 정책에 대한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될 변창흠 장관의 첫 부동산 대책은 결국 그간 정부가 쏟아낸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이 공급 위주 정책으로 전환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확실한 패러다임 전환 없이 이전 대책들과 비슷한 기조를 이어간다면, 11.19 전세대책과 같이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 '호텔 개조 원룸'까지 끌어모은 정부의 '영끌 공급' 대책이었던 11.19 전세대책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극심한 전세난과 매매가 상승을 억제하지 못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11.19 전세대책 이후 매주 0.29~0.30%씩 올라 대책 발표 이전인 11월2일(0.23%)과 9일(0.27%)보다 상승 폭이 늘었다. 매매가 역시 대책 이전인 11월2일 0.17%와 9일 0.21%였던 상승률이 대책 발표 이후 0.29%까지 올랐다.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동산 정책이 이어지면서 민심도 부정적으로 흐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15~17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 52%를 기록한 부정평가의 이유로 '부동산 정책(20%)'이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변 장관의 첫 부동산 대책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게 된다면, 악화된 민심에 더욱 불이 붙을 상황이다. 이는 오는 4월 서울과 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둔 정부·여당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결국, 변 장관의 첫 부동산 대책은 그간 정부가 만족시키지 못한 공급 확대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얼마나 채울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