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포 선박’ 교섭 위해 이란에 대표단 파견
정부, ‘나포 선박’ 교섭 위해 이란에 대표단 파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1.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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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장관.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장관. (사진=연합뉴스)

외교부가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원의 조기 석방 등 교섭을 위해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5일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담당 지역 국장을 실무반장으로 하는 실무대표단이 이란 현지에 급파돼 이란 측과 양자 교섭을 통해 문제의 현지 해결을 노력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을 반장으로 해 아중동국과 해외안전관리기획관실 직원 등으로 대표단을 꾸린 상태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도 오는 10일 이란을 방문한다.

전날 한국 국적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호’가 메탄올 등 3종류의 화학물질을 실은 채 사우디아라비아 주발리에서 출항,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로 향하던 중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화학 물질이 실려있는 이 선박이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비대는 나포 당시 “한국케미호가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 나포 전 경고했음에도 항행을 계속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 5명으로 포함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국적 선원 20명이 타고 있었고 현재 남부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이다.

정부 부처는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국방부는 대응차 이날 청해부대 최영함을 호르무즈해협 인근으로 출격시키는 한편 외교부는 청사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 대사를 불러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외교부는 또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현장 지휘반을 가동하고 주이란 한국대사관 영사를 선박이 억류된 곳에 급파했다. 강경화 장관 주재로 관계기관 및 부내 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모색하기도 했다.

아울러 억류된 선원의 조기 석방이 중요한 만큼 직접 교섭을 위해 대표단 파견을 결정했다.

외교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한국의 은행 2곳에 동결된 약 70억달러(7조6000억원) 규모의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과 관련한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자금은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이들 한국 내 은행에 개설된 원화 계좌에 예치됐다. 미국 정부의 용인하에 거래가 이뤄지던 이 계좌는 2018년 5월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거래가 끊겼다. 한국과 이란과의 교역이 사실상 중단됐고 자금은 동결됐다. 이란은 한국 정부에 동결 해제를 계속 요구해왔다.

이번 한국 선박 나포가 이런 갈등에서부터 나왔다는 게 일각의 생각이다. 이들은 외교부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이번 현지 교섭에서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