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수출 8조원 돌파…코로나19 뚫고 역대 최고치
K-푸드 수출 8조원 돌파…코로나19 뚫고 역대 최고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1.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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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5억7000만달러, 전년 대비 7.7% 늘어
라면 6억달러 넘고, 미국 2위 수출국 자리매김
집밥 확대, CJ·대상·농심 등 공격적 마케팅 효과
삼양식품 불닭시리즈의 베트남 판촉 현장. (제공=삼양식품)
삼양식품 불닭시리즈의 베트남 판촉 현장. (제공=삼양식품)

K-푸드(한국식품)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집밥 트렌드 확산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0년 농식품 수출액(수산 제외)은 전년 70억3000만달러(약 7조6352억원)보다 7.7% 늘어난 75억7000만달러(8조2240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가 전체 산업이 마이너스 성장(평균 -5.4%)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1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이 같은 실적은 관련 통계가 1971년 처음으로 공식 발표된 이래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급작스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인 집밥 소비 확대로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 전반이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가공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9.7% 늘어난 61억4000만달러(6조6686억원)로 전체의 81%를 차지했다. 

특히, 라면의 급성장이 돋보인다.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등은 해외 소비자 입맛을 고려한 신제품 개발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적극 펼친 덕분에 전년보다 무려 29.3% 성장한 6억360만달러(6554억원)를 기록했다. 2016년 2억9000만달러(3149억원)에 그쳤으나, 4년 새 200% 이상 성장했다. 농심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 삼양식품의 불닭시리즈 등이 라면 수출확대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한국라면 수출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브랜드는 한국식 매운맛이라는 카테고리를 선점한 K-푸드의 아이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2000억원을 투입해 밀양 신공장을 조성 중인데, 이 곳을 라면 수출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미국 LA에서의 농심 신라면블랙 홍보 모습. (제공=농심)
미국 LA에서의 농심 신라면블랙 홍보 모습. (제공=농심)
미국의 대형 식품박람회에서 홍보되고 있는 대상 고추장. (제공=대상)
미국의 대형 식품박람회에서 홍보되고 있는 대상 고추장. (제공=대상)

K-장류는 30.6% 성장한 9990만달러(1085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대상과 CJ제일제당은 고추장·된장과 같은 한국 고유의 장류 문화를 앞장서 해외에 전파하며 장류 수출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신선식품으로는 김치가 가장 돋보인다. 김치 수출액은 전년보다 37.6% 늘어난 1억4450만달러(1569억원)를 기록했다. 대형 김치 브랜드인 대상 종가집과 CJ제일제당 비비고는 소비가 활발한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김치 홍보에 집중했다. 풀무원은 젓갈을 넣지 않은 비건(Vegan, 채식주의자) 김치를 미국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 인삼은 코로나19 이슈에 따른 수요 증가와 KGC인삼공사 정관장 등 대형 브랜드의 높은 인지도에 힘입은 2억2980만달러(2488억원)로, 2년 연속 수출 2억달러를 돌파했다.

시장별로는 일본이 13억3800만달러(1조4532억원)로 최대 수출국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은 12억600만달러(1조3101억원)로 38%의 성장세를 보이며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2위 수출국으로 발돋움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에도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지난해 성과를 이어갈 수 있도록, 국가별, 품목별 온·오프라인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