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車업계 포스트 코로나 M&A 활성화 대비 선제 정책 필요"
"세계 車업계 포스트 코로나 M&A 활성화 대비 선제 정책 필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1.04 08: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인수·합병 위축…"M&A 장려 문화 조성해야"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하는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하는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세계 자동차 업계의 인수·합병(M&A)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자동차 업계 M&A는 다시 활성화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선제적인 정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4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M&A 규모는 120억달러(약 13조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규모는 전년 동기 270억달러(약 29조원) 대비 56% 감소한 수치다. 투자 건수로 보면 같은 기간 415건에서 350건으로 16% 줄었다.

이와 관련해 연구원은 주요 기업이 유동성 악화 우려로 대규모 지출이 필요한 M&A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진단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그동안 주목받던 산업 영역의 성장 가능성이 작아지는 등 분야별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투자 불확실성이 커진 원인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연구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계 자동차 업계 M&A는 다시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연결성과 자율주행, 공유, 전동화 등 미래차 트렌드로 꼽히는 기술 발전을 지속하는 등 자동차 산업의 변화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최근 장기투자와 기술융합, 내재화를 고려한 M&A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율주행과 공유차량 등에서 단기 수익을 기대한 기업들은 힘을 잃는 대신 재정·기술적으로 장기 투자 여력을 가진 기업이 M&A를 시도하며 시장 재편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인 죽스의 인수와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이스라엘의 서비스형 모빌리티 스타트업 무빗의 인수는 대표적 예로 꼽힌다.

연구원은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로봇 개발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하는 등 기술간 융합에서 가능성을 엿보는 기업들이 이종 산업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해당 기업을 인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자동차 M&A 활성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삼성KPMG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주요국의 기술 M&A 건수는 미국 1만8025건, 영국 2888건, 일본 2748건, 중국 2173건 등인 데 반해 한국은 1168건에 불과했다.

M&A 건수가 적은 데다 기술 획득을 위한 M&A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산업을 선도하는 창의적 기술 개발이나 기존 사업과 시너지 창출 기회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현주 연구원은 “컨설팅 제공 등 M&A를 고려하는 기업을 적기에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나 인센티브와 조건부 감세 등 세제 혜택 외에도 M&A를 장려하는 문화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