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올해는 고용 개선 원년 돼야
[기자수첩] 올해는 고용 개선 원년 돼야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1.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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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은 자산가격 전반 상승과 실물 경기 부진이 강조된 해였다.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 10여년간 정체 흐름을 반전해 날아올랐다.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심지어 두 시장에 관한 전문가들의 올해 전망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해 보인다. 

반면, 많은 청년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통받는 청년 백수 시대는 저물지 않고 있다. 청년들의 실업 상황이 비단 우리나라 문제만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가 실업난을 겪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고용 상황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부진했다. 특히 국제 기준과 비교할 시 우리나라 대학졸업자 청년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가장 큰 현실에 있다는 것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작년 12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최근 10년간 전 세계 최고 수준을 매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25~34세 고등교육 이수율은 작년 69.8%로 2·3위인 캐나다(63%)와 일본(61.5%)보다 높았다. 이 기간 이수율은 9.2%p 증가했다. OECD 평균 증가 폭 8.6%p(36.3%→44.9%)보다 컸다.     

반면, 고용 실태는 최근 1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부진했다.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 실업률은 지난 2009년 5%에서 지난 2019년 5.7%로 0.7%p 증가했다. 같은 기간 OECD 평균 대졸자 실업률은 0.8%p 감소했다. 고용률은 10년 내내 30위권 바깥을 맴돌아 최하위권에 속해 있다. 취업 준비나 구직을 단념한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작년 18.9%로 이탈리아(23.1%)와 체코(21.1%)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고용 부진은 만성적이며 다른 나라와 비교해 정도가 심하다.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가장 큰 문제로 거론된다. 앞서 조사 기간 대졸자는 연평균 3.5% 증가했지만, 고학력 일자리로 분류되는 관리자와 전문가, 사무종사자 등 공급은 연평균 2.2% 느는 데 그쳤다.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11월 실업률은 3.4%지만, 실질 실업률에 더 가까운 15~29세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4.4%였다. 

서울시민은 새해 가장 중요한 경제 이슈로 청년 실업과 고용 문제를 꼽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작년 11월까지 최근 9개월간 6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20대 비경제활동인구는 17개월째 증가세다.

정부는 올해 일자리 예산을 30조5000억원으로 작년보다 5조원 더 늘렸다. 일자리 수로는 104만개 창출을 목표하고 있다. 작년 정부가 만든 청년 일자리는 청년들 사이에서 공공 알바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올해, 지난 10여년간 부진했던 고용 개선은 더욱 절실하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