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들-➀] 총수 자리는 ‘하나’…2~4세 피 튀는 경쟁
[후계자들-➀] 총수 자리는 ‘하나’…2~4세 피 튀는 경쟁
  • 송창범 기자, 장민제 기자,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1.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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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젊은 총수시대 본격화…본판 오른 후계구도 ‘점입가경’

40~50대 젊은 총수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을 이끈다. 4대 그룹을 필두로 그동안 얼굴을 내밀지 않던 오너 2~4세 후계자들이 속속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재계 전반적으로 경영 승계를 위한 작업이 본격화 된다. 4대 그룹만 안정적으로 후계구도가 마무리 됐다. 반면 30대 그룹으로 확대하면 후계자 지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버지 뒤를 이을 총수 자리를 놓고 올해 형제간 남매간 피 튀기는 경쟁이 시작된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0년 당시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 함께 참석, 덕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DB)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0년 당시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 함께 참석, 덕담을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DB)

◆ ‘뉴삼성’ 연 이재용, 파기환송심이 제동

고(故) 이건희 회장은 살아생전 유일한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을 공식 후계자로 책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 등 딸들을 내세워 후계자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은 삼성만의 강한 오너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올해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대한 선고판결만 문제없이 나온다면 3월 주주총회 때 정식 회장으로 취임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뉴삼성’을 필두로 시스템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주요 사업방향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술기업들과 관계형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장자 정의선, 현대차 탈바꿈 속도

지난해 10월 총수 자리에서 올라선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금수저 중에서도 황금수저다. 정의선 회장은 4대그룹 중 유일하게 정주영-정몽구-정의선으로 이어지는 3대째 장자 승계 프리미엄을 보유했다. 여기에 아버지가 살아 있음에도 회장에 올라 상왕까지 등에 업었다. 이 같은 초프리미엄을 장착한 정의선 회장은 올해 현대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시킬 예정이다.

◆ 최태원, 후계구도 구체화 작업

재계 맏형으로 젊은 총수들의 구심점이 된 최태원 회장은 올해 환경경영에 초점을 맞춘다. 동시에 한 발 빠르게 후계구도 작업에도 시동을 건다. 최 회장은 사회 초년생 자녀들을 그룹 내 미래 사업 분야로 배치, 경영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장남 최인근씨는 지난해 SK E&S 전략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SK E&S는 최근 신재생에너지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곳이다. 차녀 최민정씨도 SK 전체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기업 SK하이닉스에서 업무를 익히고 있다.

◆ 홀로선 구광모, 질적성장에 방점

40대 초반의 총수 구광모 회장은 올해 완전 홀로서기의 첫해로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숙부 구본준 LG고문이 오는 5월 LG상사 등 5개사를 들고 그룹에서 분리해 나가기 때문이다. 이에 구 회장은 올해 ‘질적성장’을 중심 키워드로 LG를 이끌어 간다는 계획이다. 성장자산을 쌓아 사업의 가치를 높이고, 연구개발, 상품기획, 디지털전환 관련 전문인력을 보강하는 게 골자다. 구 회장은 실제 족보상으론 고 구본무 회장의 조카다. 하지만 2004년 양자로 입적됐고, 성공한 양자 후계 케이스가 됐다.

◆ 신동빈 장남 신유열 경영수업 중

‘왕자의 난’에서 롯데를 사수한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형 신동주 회장을 완전히 제쳤다. 하지만 왕자의 난에 집중하느라 정작 신경 써야 할 ‘온라인유통’으로의 탈바꿈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는 결국 지난해 연말 임원들을 대거 교체하는 고강도의 인사를 단행, 올해 재기를 꿈꾼다. 이와 동시에 자신과 같은 일이 발생되지 않게 승계를 위한 경영수업을 미리 진행한다. 실제 장남 신유열씨는 지난해 일본 롯데에 입사해 본격적인 승계 작업을 시작했다.

◆ 김승연 3형제 후계구도 경쟁 치열

한화그룹은 3세 경영자리를 놓고 삼형제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지난해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한발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동생들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도 같이 승진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여기에 삼남 김동선씨도 경영에 복귀했다. 최근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 상무보로 입사, 총수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장남 김동관 사장은 한화솔루션의 적극적인 미래 신사업을 확보, 동생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그룹 내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 허태수 회장 이후 4세경영 안갯속

15년간 GS그룹을 이끈 허창수 회장을 대신해 막내 동생 허태수 회장은 지난해부터 GS를 이끌고 있다. 허창수 회장이 장남이 아닌 동생에게 총수 자리를 맡기면서 GS는 4세대 총수 후보군의 폭을 넓혔다. 허창수 회장 동생들의 아들들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전면적으로 드러났다. 허창수 회장 자신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을 필두로,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 허철홍 GS칼텍스 전무, 허진수 GS칼텍스 의장의 장남인 허치홍 GS리테일 상무보,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 아들인 허주홍 GS칼텍스 상무보 등이 올해 경영에 적극 참여하며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 정몽준 이후 전문경영, 고개 드는 3세경영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아버지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회장 자리를 바로 이어받지 않았다. 대신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경영인 권오갑 회장을 앞세워 앞으로 경영권을 잘 물려받을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만들었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9월 출범한 태스크포스(TF) ‘미래위원회’를 이끄는 것에 올해 주력한다. 미래위원회는 인공지능, 바이오, 수소·에너지 등 그룹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만큼 그룹의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가 멀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30대 주요그룹들의 후계자 구도.(표=신아일보 정리)
30대 주요그룹들의 후계자 구도.(표=신아일보 정리)

◆ 정용진·유경 각자도생 구체화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정용진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고 있어 큰 변수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 여동생 정유경 총괄사장과 경쟁하는 모습이 됐다.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아들 정용진 부회장과 딸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8.22%씩을 증여했기 때문이다. 이들 남매는 증여세를 5년간 분할 납부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정용진=이마트’, ‘정유경=신세계’로 확실히 분류되면서, 후계자 지목이 아닌 남매 경영체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 이재현 장녀 전면 나서…아들 자숙 중

이재현 회장의 장녀가 눈에 띄고 있다. 장녀 이경후 씨는 올해 그룹 내 콘텐츠 사업에서 중책을 맡았다. 상무대우로 승진한지 3년 만에 부사장대우로 승진한 이경후 씨는 남편 정종환 CJ미주본사 대표(부사장)와 함께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다. 장남 이선호 부장이 움추린 상황에서 부부경영을 통해 차기 오너 자리를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선호 부장은 마약밀반입 논란이후 자숙에 들어가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구본혁 시대 개막…왕좌 두고 본격 경쟁

LS는 오너 3세들이 전반적으로 경영 전면에 배치됐다. 올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고 구자명 LS-Nikko 동제련 회장의 장남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은 승진과 동시에 대표이사 자리를 꿰찼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인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은 CEO로 선임됐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아들 구동휘 전무는 액화석유가스(LPG) 계열사 E1으로 자리를 옮겨 최고운영책임자를 맡게 됐다. LS그룹 총수 자리를 놓고 본격적인 불이 붙었다.

◆ 일찌감치 막오른 조현준 시대, 투자 집중

효성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 회장이 2018년 일찌감치 3세 경영의 막을 올렸다. 총수 4년차를 맞는 올해는 오너가 법적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경영에 집중할 전망이다. 조 회장은 올해 친환경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다. 올해가 수소차의 핵심부품이 되는 탄소섬유 생산 확대를 위해 2028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하며 활성화에 나서는 조 회장의 본격적인 첫해다.

◆ 이웅열 장남 이규호 부사장 제2도약 집중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전 회장이 2018년 회사를 갑자기 떠난 후 경영 승계가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장남 이규호 전무가 이번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선임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4세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이규호 부사장은 올해부터 코오롱글로벌의 수입차 유통·정비 사업을 하는 자동차 부문을 이끌면서 그룹사업 경영의 보폭을 넓힌다.

◆ 한국앤컴퍼니, 남매의 난까지 곤혹

한국타이어그룹에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한국앤컴퍼니그룹으로 사명이 2년 내 3번이 바뀐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오너 교체 타이밍에서 회사도 어지럽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해 형제의 난에 이어 남매 간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버지 조양래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을 사실상 후계자로 확정했지만, 장남 조현식 부회장에 이어 장녀 조희경 이사장, 차녀 조희원씨까지 연합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 동원, 형제경영 순풍…후계구도 안정화

동원그룹은 차남이 후계자로 지목됐음에도 형제간 분쟁 없이 승계가 이뤄졌다.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형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제치고 그룹을 이끌게 됐다. 특히 올해는 아버지 김재철 명예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뗀 첫해로 어떤 평가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 명예회장은 2019년 계열분리를 통해 장남 김남구 회장에게 금융을, 차남 김남정 회장에게는 그룹을 맡겨 우애에 금가지 않게 후계구도를 정리했다.

◆ 동국제강 4세경영 시동, 전진배치 주목

동국제강은 창업주 고 장경호 명예회장의 증손자이자 장세주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상무가 지난해 12월 승진하면서 4세 경영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장선익 상무는 올해 인천공장 생산담당을 맡는다. 생산현장 근무는 동국제강 오너가의 전통으로 알려졌다. 인천공장은 전기로 제강과 철근 생산 등 동국제강의 핵심사업이 이뤄지는 곳이다.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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