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환원-①] 4대 그룹, 먹구름에도 이어진 '2000억' 행렬
[코로나19 사회환원-①] 4대 그룹, 먹구름에도 이어진 '2000억' 행렬
  • 송창범 기자,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2.3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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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LG, 3분기 누적실적 감소기업도 사회공헌 지속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고귀한 신분’(노블리스)과 ‘책임이 있다’(오블리제)라는 프랑스어의 합성어다. 재산 등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다른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도덕적 의미다. 지금 필요한 말이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얼마나 실천했을까. 시작부터 끝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어려웠던 2020년, 매출 500대 기업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기부금은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는 올 한해 업종별 주요 대기업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사항을 점검, 조명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4대그룹 로고.
4대그룹 로고.

한국 4대 그룹인 삼성, 현대차, SK, LG는 올 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수 속에서도 기부 행렬을 이어갔다.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기업의 매출 실적이 감속했지만, 재계는 사회 환원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대표 계열사들의 올 한해 누적 기부금은 확인된 금액만 2000억원에 달한다.

◆ ‘기부왕’ 삼성 1100억 돌파

삼성은 이중 올해 절반이 넘는 1100억원 이상을 기부했다. 이웃사랑성금 500억원, 코로나 구호성금 300억원, 온누리상품권 300억원, 호우성금 30억원 등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회공헌 중 하나인 '삼성청년 SW아카데미' 교육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사회공헌 중 하나인 '삼성청년 SW아카데미' 교육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사진=삼성)

삼성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3분기 누적매출이 175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현금성 기부 비중은 0.05%를 살짝 넘어섰지만, 금액에선 ‘기부 왕’ 타이틀을 이어갔다.

특히 삼성은 사회공헌을 통해 지원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취약계층 지원과 상생에 나섰다. 실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고 말하며 사회공헌을 실천 중이다.

삼성은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에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입해 총 2500개사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와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2022년까지 스타트업 과제 500개를 선정해 지원한다는 목표다.

◆ 현대차, 협력사와 상생 초점

현대차그룹은 코로나19 여파 등에 따른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서만 약 300억원 이상을 기탁했다. 올해초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50억원을, 연말에 이웃돕기 성금 250억원을 전달했다.

올해 8월 집중 호우와 태풍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세탁구호차량과 함께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자원봉사자들이 세탁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올해 8월 집중 호우와 태풍 피해를 입은 경북 영덕군 강구면 강구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세탁구호차량과 함께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자원봉사자들이 세탁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의 3분기 누적 매출은 74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1% 감소했지만 상생협력은 멈추지 않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란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들을 전 세계 소비자들과 나누며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는 눈에 보이는 성금보다 코로나19 여파로 힘들어진 협력사와의 상생에 집중했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협력사 350여곳을 대상으로 경영 자금 무이자 지원, 납품대금 등 조기 결제 등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다. 6월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금융권과 손잡고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저신용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사들을 위한 대규모 금융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1200억원의 자금을 출연했다.

◆ SK, 동반성장 운용 규모 1조

SK그룹의 올해 확인된 성금은 약 150억원이다. 하지만 주요계열사의 동반성장 운용 규모는 1조원에 달한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왼쪽)이 예종석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에게 이웃사랑 성금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그룹)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왼쪽)이 예종석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에게 이웃사랑 성금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그룹)

SK하이닉스는 중소 협력사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해 올해 5월부터 월 6000억원에 이르는 납품 대금 지급을 월 3회에서 4회로 확대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누적 매출 24조원을 기록, 전년 대비 19%가량 늘어나면서 협력사 지원도 키웠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로 경영 위기감이 높아진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해 1100억원 규모의 상생안을 마련했다. 또 약 1600억원 규모로 운용하는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긴급 자금을 대출했다. SK텔레콤도 3분기 누적매출 14조원 정도로 전년대비 3.4% 늘었다.

최태원 SK 회장은 “아무리 큰 기업이라도 혼자 해결할 수 없지만 정부, 지방자치단체, 시민 등 여럿이 힘을 모으면 길이 열린다”고 말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한 ‘행복얼라이언스(Happy Alliance)’ 활동과 동반성장을 통해 사회 환원을 실시하고 있다.

◆ LG 구광모, 10억 사재 출연

LG는 그룹 자체로만 약 200억원이 넘는 성금을 기부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성금 현물 등 총 60억원, 호우 성금 20억원, 사회복지모금회 120억원 등이 주요 성금내역이다.

이방수 LG CSR팀 사장이 최근 사랑의 열매 회관에서 연말 이웃사랑성금을 기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LG)
이방수 LG CSR팀 사장(왼쪽)이 최근 사랑의 열매 회관에서 연말 이웃사랑성금을 기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LG)

LG를 대표하는 LG전자의 3분기 누적매출이 44조원으로, 전년대비 3.8% 감소했지만 사회환원은 이어갔다.

특히 구광모 LG 회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원을 위해 국제백신연구소에 1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기탁해 눈길을 끌었다. 구 회장은 지난 8월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조사한 사회공헌 관심도에서도 30대 그룹 총수 중 1위를 차지했다.

LG는 총수의 사회환원 솔선수범에 임직원의 봉상활동도 올해 확대했다. LG전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영화 자막 제작을, LG디스플레이는 김장 대신 완성된 김치 복지시설 전달을. LG유플러스는 월정액 요금의 10% 자동 기부를, LG CNS는 청소년 코딩 교육프로그램 ‘코딩지니어스’ 온라인 교육 등을 지원, 현금을 넘어선 사회공헌을 실시했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