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새해맞이
[e-런저런] 새해맞이
  • 신아일보
  • 승인 2020.12.22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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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하다가 들르는 편의점이 있다. 걷다가 목이 마르면 늘 그곳에 들러 음료수나 물을 사먹는다. 대충 두세 달에 한번 정도 가는가 싶다.

어느 날 편의점 근처에서 3개의 건물 공사가 시작됐다. 큰 공사인지 궁금해 현장에 가 공사를 허가한다는 구청의 안내판을 확인했다. 거기에는 건물 규모, 공사 기간, 건설사 등 자세한 현황이 쓰여 있었다.

이후 그 코스를 산책할 때마다 편의점에 들르는 건 물론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궁금해 현장을 둘러봤다. 공사 현장을 처음 본 건 지난 2월이었다. 당시에는 기초 공사로 분주한 인부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었다.

이후 여름에 다시 현장을 찾은 기자는 그새 반 이상 올라간 건물의 형태에 “잘도 올라가는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부가 몇 안 되는 것 같았는데 벌써 높게 올려진 계단층을 보니 대단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설계도 하나만 가지고 어떻게 저렇게 짓나 싶은 게 참으로 놀라웠다.

찬바람이 부는 11월 또 한 번 현장을 찾았다. 그때 건물은 거의 완성된 모습으로 우뚝 섰다. 11월 말에는 오픈식과 함께 준공을 축하하는 자리가 있었다고 한다. 한 달 후인 12월 한 번 더 걸음을 옮겼다.

그럴싸한 모양새의 건물에는 분양 현수막이 걸려져 있었다. 투룸이 5억 넘어서부터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주차장 시멘트 작업 등 잔업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내년 초께나 입주민의 왕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띄엄띄엄 이긴 하나 기자는 올해 착공부터 준공까지 건물의 성장을 지켜봤다. 이를 보니 스스로 한 해를 돌아보게 됐다. ‘나는 올해 무엇을 얻었고 이뤘는가…’ 생각의 끝에는 늘 갈증이 따라온다.

코로나로 뭐로 나라가 시끄럽지만 ‘뭐라든 넌 너의 길을 가라’고 했던 단테의 말처럼 우리는 어쨌든 각자도생으로 삶을 잘 살아야 한다. 신축년 새해가 밝아온다. 풍년이 깃든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신아일보] 이인아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