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이후 보궐선거가 예정됐을 때부터 후보군으로 언급돼왔다.
그럴 때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 했었다. 그럼에도 관련 질문은 이어졌고, 안 대표는 매번 비슷한 답변을 했다.
최근까지도 "서울시장 출마 의사가 없고, 후보가 결정되면 전력을 다해 도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게 불과 12월2일의 '워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후년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있는 만큼 대권 도전때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런데 한 달도 채 안돼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출마선언 기자회견에서 그는 대선 관련 질문에는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3석 정당의 '원외'인 안 대표는 국회에서 존재감을 전혀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며 정치적 돌파구를 좀처럼 찾기 어렵게 되자 체급을 낮췄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시장으로서 능력을 검증받고 차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출마선언이 와닿지 않는 것은 그가 그동안 해온 숱한 '말바꾸기' 때문이 아닐까.
일단 안 대표는 '불출마' 입장을 번복한 데 대한 불신부터 해소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안 대표는 선거철에만 반짝 등장해 스스로 신뢰감을 떨어뜨려오지 않았나.
그는 정계에 복귀한 올해도 4월 총선을 불과 석 달 앞두고 독일에서 귀국해 지역구 후보도 없이 총선을 치렀고, 비례대표 3석만 얻었다.
보궐선거가 확정된 후엔 줄곧 출마를 부정하더니 '급' 입장을 번복했다.
안 대표는 '출마 안 하겠다고 밝힐 때와 상황이 달라진 게 없지 않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가장 큰 계기라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주주의가 완전히 무너지는 이런 절차에 대해 무시하는 상황을 접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의사 입장에서 이번 백신 구매 관련해서 국민께 솔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분노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장 출마의 직접적인 계기로 '정기국회'와 '백신'을 꼽은 것이다.
그러나 이것 만으로는 쉽사리 그의 '말바꾸기'를 납득하기가 어렵다. 유권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확실한 명분이 있어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