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저출산 이야기 ㉔ - 출산율에 영향을 주는 요소
[기고 칼럼] 저출산 이야기 ㉔ - 출산율에 영향을 주는 요소
  • 신아일보
  • 승인 2020.12.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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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저출산문제연구소장
 

출산율은 안전, 소득수준, 산업, 교육, 문화, 종교, 전쟁, 기후, 정치제도 등 인간에게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비슷한 문화를 공유한 국가별로 비교해보면 출산율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사하라사막 이남 국가들

이들 국가는 모두 흑인의 국가이며 대부분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 날씨는 뜨겁고 소득 수준은 낮으며 산업은 발달돼 있지 않다. 삶의 환경이 가장 열악한 지역 중의 하나이다.

2016년 이들 국가의 대부분은 4~6명의 출산율을 보이는 데, 2~3명대의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국가가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2.46, 보츠와나 2.73, 나미비아 3.42, 케냐 3.85 등이다. 보츠와나는 GDP가 1만6000$로 상당히 높으며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있다. 나미비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보츠와나와 비슷하다. 이들 국가는 정치가 안정되고 안전해 살기 좋아지면 출산율이 하락하는 것을 잘 보여 준다.

△카리브해 국가들

이들 국가는 따듯한 날씨, 백인과 흑인, 물라토(백인과 흑인의 혼혈)로 구성된 인종, 주산업이 농업인 것이 모두 비슷하다. 하지만 출산율은 큰 차이를 보인다. 1980년 출산율을 보면 자메이카 3.73, 도미니카 4.42, 아이티 6.06로 상당히 높은데 쿠바는 1.89로 매우 낮다. 이것은 쿠바가 1961년부터 사회주의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1960년 5명 이상이던 출산율이 20년 만에 절반 이하로 하락한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

아시아의 많은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아프가니스탄 4.64, 이라크 4.37, 예멘4.00이다. 모두 이슬람 국가이며 내전을 치르고 있다. 종교에 의해 자유가 제한되고 전쟁으로 물리적 안전이 확보돼 있지 않다. 소득이 낮아 경제적 안전도 열악하다. 이와 같이 삶의 환경이 나쁘면 출산율은 상승한다. 삶의 환경이 나쁠수록 가족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중동 국가들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며 날씨가 뜨거운 중동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이란이다. 이웃 국가들보다 훨씬 낮은 1.66(2016)명이다. 이란의 출산율이 옛날부터 낮았던 것은 아니다. 1982년만해도 이웃 국가들과 비슷한 6.52명의 높은 출산율을 보였다. 1979년 이슬람공화국이 건국되고 사회주의 정책이 실시되자 출산율은 빠르게 하락한다. 

△이스라엘 주변 국가들

2018년 이스라엘의 1인당 GDP는 4만1580$로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3.11명(2016)으로 높다. 소득이 3만$ 이상 되는 전세계 국가 중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다. 이웃 국가의 출산율은 레바논 1.72, 시리아 2.92, 요르단 3.38, 이집트 3.26인데, 이들의 소득 수준과 정치적 불안정을 고려하면 이스라엘의 출산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그 이유는 아이를 낳으면 국방의무를 면제시켜주는 등 특별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과 같이 소득이 높아지고 안전해지면 출산율은 하락한다. 복지를 강화하거나 사회주의 정책을 시행해도 출산율은 하락한다. 사회주의 정책을 실시하면 자녀로부터의 이익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들 요소가 동시에 작용해 출산율이 하락하고 있다. 인간은 필요가 있어야 아이를 낳는 동물이다.

/김민식 저출산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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