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한국 증시의 이유있는 선전
[기자 수첩] 한국 증시의 이유있는 선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12.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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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증시 호조가 4차 강세장 역사로 기록될 수 있을까.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현 시점에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 11일 기준 코스피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13.7배로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대만, 중국, 홍콩, 인도 등보다 낮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0년 주식시장 평가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 1970년부터 올해까지 한국 증시를 분석했다. 부제목 중 하나가 '한국 증시 선전의 이유'다. 코로나 방역에서의 뚜렷한 비교 우위와 대표기업들의 선전, 개인투자자금의 공격적 유입 3가지 요인이 이유로 선정됐다.

한국 증시의 태동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56년 대한증권거래소가 설립되면서 매매 거래가 시작됐고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전환기를 맞아 1970년대까지 증권거래법 제정과 주주우선배당정책 등 골격을 갖췄다.

1차 강세장은 지난 1972년~1978년으로 나온다. 당시 수출 및 중동건설 등 해외 부문 호조로 활황을 보이면서 연평균 28.9% 상승했다. 이어 1979년부터 1984년까지 코스피는 고금리와 신흥국 위기로 연평균 -1.7 하락률로 1차 횡보장을 맞게 됐지만, 이를 끝내자 2차 강세장이 시작됐다. 

2차 강세장은 지난 1985년부터 1988년까지로 이 당시 코스피 상승률은 연평균 58.8%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때는 저금리와 저유가, 달러 약세로 이른바 3저 호황이 지속된 시기다. 2차 강세장을 끝날 즈음인 1989년 코스피는 1000p대를 밟게 됐다. 

3차 강세장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다. 같은 시기 이웃나라 중국의 고성장으로 인한 수혜가 있었다. 이때 4년 동안 연평균 23.6% 상승세를 달린 이후 코스피는 장기 박스권 횡보 구간에 진입했다. 

자료에 따르면 1972년 이후 코스피는 49년 동안 34개년 상승하고 15개년 하락했다. 3년 연속 하락은 과거 외환위기가 유일하며 2000년대 들어서는 2년 연속 하락한 경우가 없었다. 그런데도 코스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코로나19 이전까지 연평균 3% 상승률로 부진했다. 

다만, 코로나19로 한국 증시는 극적인 반환점을 맞고 있다. 결과적으로 가장 큰 동인은 전례 없는 규모의 개인 투자금 유입이다. 지난 11일까지 코스피 상승률은 26%로 전 세계 4위다. 코스닥 상승률은 38.6%로 전 세계 1위다. 자본시장이 가장 성숙했다는 미국에서 나스닥 지수 성과(38%)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연말에 이르러 내년을 생각하게 된다. 미래는 현재 기대치만큼 나아질 수 있까. 마침 오늘장 코스피는 이번 주 이틀간 휴식을 마치고 강보합 마감했다. 전 세계 증시에서 가장 많이 오른 코스닥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마쳤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해 걱정과 불안은 더욱 늘어가고 있지만, 증시판 열기는 뜨겁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