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가 강세에도…전문가 "여전히 매수 대응 유효"
반도체 주가 강세에도…전문가 "여전히 매수 대응 유효"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12.1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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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하이닉스 한 달간 수익률 16.77%·30.43% 기록
"단기 상승 부담감 있지만 업황·이익 개선 기대감 더 견고"
경기도 인천시 SK하이닉스 공장.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인천시 SK하이닉스 공장. (사진=신아일보DB)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기록 중인 가운데,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각각 16.77%와 30.43%다. 전문가들은 최근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은 있지만, 내년 반도체 시장이 확장 사이클에 들어선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견해다. 현재 과열 해소 정도를 지켜본 뒤 비중을 확대하거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삼성전자 주식은 전 거래일 대비 0.54% 오른 7만38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7만4500원을 찍으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도 1.30% 상승한 11만7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지난 9일 장중 12만1000원으로 치솟기도 했다.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는 두 종목의 지난 14일까지 월간 수익률은 각각 16.77%와 30.43%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시총 상위10위 종목 중 셀트리온(23.28%)을 제외한 LG화학(12.48%)과 삼성바이오로직스(7.27%), NAVER(1.78%), 현대차(6.48%), 삼성SDI(9.58%), 카카오(2.19%)보다 월등히 높은 상승률이다.

반도체 대장주 강세 현상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10월까지 다른 종목에 비해 크게 오른 상황은 아니라는 견해다.

최근 1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률은 각각 34.92%와 33.11%를 기록 중인데, 이는 인텔과 AMD, 마이크론 등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50.56%보다 더 낮은 수치다.

코스피 시총 10위 종목과 비교하더라도 낮은 상승률이다. 같은 기간 LG화학 주가는 161.72%, 카카오 147.35%, 삼성SDI 139.22%, 셀트리온 117.61%, 삼성바이오로직스 105.05%, NAVER 62.96%, 현대차 56.20%씩 각각 상승했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최근의 반도체 주가 강세 흐름은 내년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개선 사이클이 내년 회복 내지 확장 국면을 맞고, 이런 사이클이 보다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 시장의 견해"라며 "기업들의 실적도 올해 30조원대에서 내년 50조원대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도 "반도체 주가 스윙 패턴은 반도체 가격이 오르는 시점을 기준으로 2개 분기 정도 이전에 주가가 먼저 움직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가격 방향성을 보여주는 DXI 지수가 우상향 중이며, 반도체 시장 수급상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인 DRAM 가격도 내년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12월14일(현지 시간) DXI 지수 차트. (자료=디램익스체인지).
2020년 12월14일(현지 시간) DXI 지수 차트. (자료=디램익스체인지).

지난 14일(현지 시간)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방향성을 보여주는 DXI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5.42p(0.79%) 오른 21101.82에 마감했다. 이 지수는 이달 들어 수직에 가까운 강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 역시 이달 초 내년 1분기 전체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현 수준(-8~13%) 대비 소폭 상승(slightly up)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올해 연간 기대 이익치보다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이 지난 11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4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할 전망이다. 전체 규모로는 약 13조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으로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2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 "DRAM ASP(평균판매가격) 반등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내년 1분기 시작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내년과 내후년 지배주주 순이익은 각각 3%, 5% 상향될 전망"이라며 "특히 수요 측면에서 지난 2017년 이후 4년 만에 도래하는 서버 교체 수요증가가 서버 DRAM과 SSD 수요를 견인하고, (미국의)화웨이 규제 이후 중국 모바일 업체의 재고축적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이 8676억원으로, 분기 실적 반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느껴지는 시점이지만, DRAM의 업황 개선 속도 역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며 "메모리 슈퍼 사이클 초입인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긍정적 모멘텀이 집중되는 만큼, 주가 역시 해당 시점에 가장 강한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개인들의 투자 전략으로 매수 확대가 유효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별 기업 접근에 있어 현재 주가흐름과 앞으로의 실적 개선에 대한 변수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을 덧붙이고 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DRAM 가격 반등과 마이크론 정전 수급 이슈 등 영향으로 최근 반도체 관련주 주가가 전반적으로 많이 올라온 시점"이라며 "업황이 업사이클을 향한다는 측면에서 상승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개별 기업마다 다를 수 있다. 또, 환율과 수출 경기, 교역 상황도 변수로 작용한다. 종목별 주가 레벨과 함께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단기 급등했다는 점에서 조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반도체 섹터 중심에는 내년 이후 업황 개선에 따른 기업 이익이 중심에 있다"며 "트레이딩 중심 단기 투자자는 현재 과열의 진정 흐름을 살피면서 접근하는 전략이, 장기 투자자는 분할 매수가 최근 가격 상승을 극복하는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