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짜장면보다 못한 5G 요금제
[기자수첩] 짜장면보다 못한 5G 요금제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0.12.10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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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동통신 3사의 5세대(G) 이동통신 요금제를 보면 중국집 짜장면이 떠오른다. 어릴 적 특별식과 사치재에 가까웠던 짜장면과 통신요금은 현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과 서비스다. 또 추가금을 내면 더 주는 짜장면 곱빼기처럼 5G 요금제도 데이터를 차등 제공한다.

현재 이통3사는 5G 요금제를 월 4~5만원대의 저가구간과 6~7만원 이상의 고가구간으로 운영한다. 집/이동전화 무제한과 문자제공은 단무지처럼 기본이다. 저가 요금제 구간에선 5~10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고가 요금제에선 100GB 이상 또는 속도 제한 없이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즐길 수 있다. 짜장면 곱빼기보다 5G 요금제의 추가금 비중이 훨씬 크긴 하지만, 혜택은 그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다만 짜장면 가격과 달리 5G 요금제는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여기엔 통신요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탓도 있지만, ‘기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론 짜장면은 ‘보통’을 먹어도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짜장면 1인분의 평균 중량은 600그램(g), 열량은 529칼로리(kcal)다. 한 끼 식사 평균 권장 칼로리(500kcal)를 조금 상회한다. 식사량이 많은 이들은 500~1000원을 더 내고 ‘곱빼기’를 시켜 부족분을 채울 수 있다.

반면 5G 기본요금제 ‘보통’은 현 세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현재 5G 가입자 1인당 트래픽은 20~30GB 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5G 서비스가 시작된 작년 4월 22.946GB에서 올해 10월 기준 26.644GB로 소폭 증가했다. 저가 5G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론 감당하기 힘들다.

5G 고가요금제를 쓰면 해결될 문제긴 하지만, 짜장면과 달리 추가금은 1~2만원 이상이다. 추가금을 내고 고가요금제를 쓰기엔 낭비도 심하다. 6~7만원 이상 요금제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는 최소 100GB에서 무제한이다. 가입자 대부분이 절반도 안 되는 트래픽에 요금을 부담하는 형국이다. 이통사들이 미끼상품으로 5G 최저요금제를 설정해 놓고, 고가유금제로 소비자들을 유인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휴대전화를 통해 인터넷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신기해하던 시절은 이미 지났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률은 95%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데이터통신은 이제 보편적인 서비스에 불과하다. 이통사들은 데이터 장사에서 벗어나 다른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 중국집도 짜장면을 싸게 팔면서 ‘탕수육’, ‘팔보채’ 등 요리로 수익을 올린다. IT강국의 통신사들이 중국집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들어선 안 된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