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서 '고병원성 AI' 확산일로…살처분 400만수 넘어서
농장서 '고병원성 AI' 확산일로…살처분 400만수 넘어서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2.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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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읍 오리농장 첫 발생, 보름 간 7곳 확진
밀집사육 집중도 높아 바이러스 급속 확산 우려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어느 가금농장에서 예방적 살처분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어느 가금농장에서 예방적 살처분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닭과 오리, 메추리 등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전라북도를 시작으로 경상북도와 전라남도, 경기도, 충청북도까지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살처분 규모는 보름간 400만수를 훌쩍 넘었다.

10일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하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11월26일 전북 정읍 육용오리농장에서 첫 AI 양성 반응이 나온 이후 이날 오전 10시 현재 총 7곳의 가금농장에서 AI 확진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전북 정읍과 경북 상주, 전남 영암과 나주, 충북 음성, 경기 여주 등 6개 지방자치단체다. 

앞서 9일 저녁 경기도 여주의 한 메추리농장에서 AI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이날 나주의 또 다른 육용오리 농장에선 간이검사를 통해 AI 양성반응이 나와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농장마저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농장에서의 AI 확진은 8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AI가 확진된 가금농장은 오리 3곳, 산란계(알 낳는 닭) 2곳, 메추리 1곳 등 축종별로 다양하다. 무엇보다 농장에서의 고병원성 AI 확진으로 매몰되는 가금류도 급격하게 늘고 있다. 중수본은 AI 확진농장 반경 3킬로미터(㎞) 내 사육되는 가금류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 조치를 취하고 있다. 9일 자정 기준 예방적 살처분 규모는 오리 57만2000수, 닭 242만6000수, 메추리 101만6000수 등 총 401만4000수에 달한다.

특히, 확진지역인 나주와 영암이 위치한 전남은 최대 오리 사육지다. 산란계 농장 확진 판정을 받은 여주를 비롯한 경기도는 국내 최대 양계 밀집지역이다. 가금류는 다른 축종과 달리 밀집사육 집중도가 높기 때문에, AI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인근 다른 가금농장까지 AI 바이러스가 확산될 우려가 크다. 

중수본은 이런 점을 고려해 농장에서 의심 신고가 들어온 즉시 해당농장 출입 통제와 역학 관련 농장·시설에 대한 이동 제한 등 선제적으로 방역조치를 실시 중이다. 

해당 광역지역을 대상으로 최대 48시간 동안 가금 시설·차량, 인원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 스탠드스틸)도 발동했다. 

AI 확진이 최종 판정되면, 발생농장 반경 3㎞ 내 사육 가금에 예방적 살처분 조치를 하고, 반경 10㎞ 내 가금농장에 대해선 30일간 이동 제한과 AI 일제 검사를 진행한다. 발생농장이 위치한 시·군 단위 지자체의 모든 가금농장에 대해선 일주일간 이동제한을 적용한다.       

중수본 관계자는 “최근 2~5일 간격으로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국내 야생조류에서도 AI 항원이 지속 검출되는 등 전국적으로 위험한 상황”이라며 “전국 가금농장은 조금이라도 방역에 구멍이 뚫리면 축사 내로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수칙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