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그런 건 필요 없다
[e-런저런] 그런 건 필요 없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12.08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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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또 농담을 더하면서 서로 깔깔대고 웃다가, 그래도 뭐 의미가 있어서 책을 빌렸겠지 하는 생각에 궁금해서 책을 쭉 한번 살펴보게 됐다.

책은 약 100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었다. 글은 챕터별 던져진 주제에 대해 화자가 독자에게 조언을 하거나 독자의 공감을 구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챕터별 글의 주제는 대체로 바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힐링을 전하는 유익한 내용의 것이 대부분이었다.

책을 쭉 넘기던 중 기자 눈에 들어온 글이 있었다. 그것은 화자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글이다.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화자가 쇼핑가를 걸어가는데 맞은편에서 자전거를 탄 중년 부인이 다가오고 있었더란다. 그런데 그때 어떤 여자 아이가 한눈을 팔며 자전거 전용 도로로 들어갔다. 여자 아이가 중년 부인의 자전거에 부딪힐 것 같은, 위험을 느끼는 그 순간 화자는 얼른 달려가 여자 아이를 안아올렸다.

이상하다고 여길 정도로 몸 동작이 빠르게 반응을 했던 것이다. 이를 두고 화자는 이렇게 말했다. “위험에 처해 있는 어린애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머릿속에 스쳐가지 않았다. 그러한 것을 생각하기 전에 몸이 먼저 움직였을 뿐이다”라고 말이다.

즉 강제로 ‘~해야 한다’는 말을 인식시키지 않아도 경각심이나 위험이 생긴 일이 눈앞에 닥치면 나름대로 대처 방법을 구사하게 된다는 것을 화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통해 역설한 것이다.

이를 보니 기자는 현 코로나19 정국이 떠올랐다. 확산하는 코로나19 정부 대처를 두고 각계는 매번 거리두기 상향 등 조언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늘 한 템포 늦게 수용하며 확산 규모를 키워왔다.

이제는 하루 1000명의 확진자가 나올 지경으로까지 치닫게 됐다. 상황이 이러하니 기자는 글의 화자처럼 정부가 이것저것 생각하기 전에 먼저 몸이 반응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던 것이다. 혹 여직 즉각 반응할 만큼 위험성을 못 느꼈던 것인가 하는 의구심과 함께 말이다.

확산세가 계속된다면, 정말 하루 1000명의 확진자가 나온다면, 또 한 번의 거리두기 상향 조치는 불가피할 수밖에 없겠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필요 없다. 생각보다 먼저 빠르게 움직이는 정부의 모습을 바래본다.

[신아일보] 이인아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