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태국서 수백명 대상 대면 홍보…코로나19 팬데믹 무색
aT, 태국서 수백명 대상 대면 홍보…코로나19 팬데믹 무색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2.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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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일 주말 간 방콕 최대 쇼핑몰 '시암파라곤'서 한국식품 홍보행사 진행
한류 아이돌 앞세워 행사 참여 독려…마스크 벗고 거리두기 없이 '빽빽'
"태국 내 집합금지 조치 없었고, 체온검사·개별 시식 등 방역지침 준수"
지난 12월5~6일 태국 방콕의 최대 쇼핑몰 '시암 파라곤'에서 진행된 케이푸드 페어 소비자 체험홍보행사. 행사장에 참여한 현지인들 다수는 거리두기 없이 빽빽하게 모여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제공=aT)
지난 12월5~6일 태국 방콕의 최대 쇼핑몰 '시암 파라곤'에서 진행된 케이푸드 페어 소비자 체험홍보행사. 행사장에 참여한 현지인들 다수는 거리두기 없이 빽빽하게 모여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제공=aT)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이하 농식품부) 산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이병호, 이하 aT)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대면 홍보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aT는 지난 주말 태국에서 수백여명의 현지인을 대상으로 대면 홍보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T 한국 본사 인력과 국내 식품업체는 행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만큼 무리한 행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와 aT는 이달 5~6일 태국 방콕에서 ‘K-Food Fair(케이푸드 페어) 소비자체험 홍보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aT가 지난달 추진한 태국과 미얀마, 인도 3개국을 대상으로 개최한 B2B(기업간 거래) 온라인 수출상담회의 일환이다.

태국에서 열린 소비자 체험홍보행사는 방콕 최대 백화점인 ‘시암파라곤’에서 열렸다. 시암파라곤은 방콕에서 도심 중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가장 좋고, 현지 젊은층이 자주 가는 대형 쇼핑몰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평균 내점객 수가 20만명에 달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내점객 수는 하루 8만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시암파라곤은 코로나19가 꾸준히 발생하는 환경에서도 다수의 내점객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끼지 않은 채 쇼핑몰을 활보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aT는 케이푸드 페어 기간 동안 한국 인기드라마에 등장한 식품을 직접 시식·시연할 수 있는 ‘오픈키친’과 주요 신상품을 선보인 ‘K-Food 미니마켓’, 신규 상품 테스트를 위한 ‘K-Collection(케이-컬렉션)’ 등 다양한 테마와 프로그램으로 한국식품을 홍보했다. 이들 프로그램 모두 소비자 참여를 주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다.

특히, 태국에서도 유명한 한국의 인기 아이돌 그룹 ‘DAY6’의 유닛 ‘이븐 오브 데이(Even of Day)’를 앞세워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행사를 통한 실시간 현장라이브를 전개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때에 인기 아이돌을 앞세워 소비자 참여를 독려한 것이다. 

12월5~6일 태국 방콕의 최대 쇼핑몰 '시암 파라곤'에서 진행된 케이푸드 페어 소비자 체험홍보행사. aT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류 아이돌을 앞세워 태국 소비자들의 행사 참여를 독려한 꼴이 됐다. (제공=aT)
12월5~6일 태국 방콕의 최대 쇼핑몰 '시암 파라곤'에서 진행된 케이푸드 페어 소비자 체험홍보행사. aT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류 아이돌을 앞세워 태국 소비자들의 행사 참여를 독려한 꼴이 됐다. (제공=aT)

특히, 이번 케이푸드 페어 행사에는 엄청난 인파의 현지인들이 몰려들었으며, 행사에 참여한 현지인들은 아이돌과 화상으로 사진 촬영을 할 때에도 전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aT도 이런 현장상황을 사진자료로 배포했다. 

태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3월 100명대에서 이달 6일 기준 14명으로 한국 대비 적지만, 앞서 지난 10월말까지 비상사태 조치를 연장했다. 

이런 까닭에 aT는 코로나19 방역과 안전 면에서 행사관리에 허점을 보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염려해 오프라인 홍보행사는 대부분 취소하는 판국에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무리하게 행사장에 수많은 인원을 제대로 된 거리두기 없이 참여토록 한 점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현 정부가 K-방역 모범국을 자처하며 대외적으로 적극 홍보하는 상황에서 수출지원기관의 이런 행태는 K-방역에 역행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T는 현지 방역지침을 충분히 준수해 홍보행사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aT 관계자는 “태국의 홍보행사는 aT 방콕지사가 주관했고, 현재 태국 내 집합금지 조치는 없는 상황”이라며 “백화점 입구와 행사장 입구 등 2번에 걸쳐 체온검사를 진행하고, 홍보부스별 철저한 소독·위생관리와 함께 개별포장을 통한 시식행사로 방역 지침에 충실했다”고 설명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