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중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여전히 '삐걱'
조현범 중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여전히 '삐걱'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2.0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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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성장 동력 확보해야 하지만 경영권·상호·합병 문제 산적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사진=연합뉴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은 지주회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에 선임돼 그룹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며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지만, 풀어야할 과제는 산적하다.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부터 사명 논란, 배터리 전문 자회사 한국아트라스BX 흡수·합병까지 마무리해야 안정세를 찾을 전망이다.

6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 따르면 조 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그룹 대표이사로 선임된 가운데, 신사업 개발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앞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조 사장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 대표이사 체제에서 조현식·조현범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하기로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조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승계 구도 굳히기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 경영권 승계를 향한 과제는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타이어가의 갈등은 올해 6월 조현범 사장이 시간 외 대량매매로 아버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몫 23.59%를 모두 인수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42.90%로 늘리면서 불거졌다.

조 사장의 지분 인수 이후 한 달이 지난 올해 7월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갈등은 커졌다.

현재는 조현식 부회장이 지난 10월 법원에 성년후견신청과 관련해 참가인 자격으로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차녀 조희원씨도 의견서를 낸 것으로 알려져 3대1 분쟁 구도가 가시화됐다.

법원에서 성년후견이 받아들여지면 당초 조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매도한 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조희경 이사장의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는 조 회장이 내린 후계 결정이 자발적이고 건강한 정신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라고 보고 청구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 간 갈등 외에도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사명 논란으로 다시 그룹명을 바꿔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앞서 한국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1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후 법원은 지난 5월 상호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같은 달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본사에서는 상호명 제거 등 법원의 강제집행이 진행됐다.

결국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해 5월 사명을 변경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사명 변경을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조 사장은 배터리 자회사 한국아트라스BX 흡수합병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무마해야 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아트라스BX 흡수합병 안을 결의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이를 통해 순수 지주회사에서 사업형 지주회사로 탈바꿈하려 한다.

하지만 한국아트라스BX 소액주주들은 지난 1일 금융감독원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제출한 증권신고에 대해 반려를 요청했다. 한 소액주주는 “소액주주가 신주를 덜 배정받는 게 문제”라며 흡수합병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소액주주들은 이사회 결의 무효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한국아트라스BX의 흡수합병 과정은 순탄치 못할 전망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조현범 사장 체제에서 미래 경쟁력 강화에 힘쓰는 모습”이라면서도 “조현범 체제의 미래 경쟁력 확보는 내·외부 반발에 부딪히면서 쉽지 않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