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리스크 대비가 필요한 시점
[기자수첩] 리스크 대비가 필요한 시점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11.26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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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폭락했던 증시가 8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3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처음으로 돌파했고, 이튿날인 24일에는 장중 사상 최고치와 종가 기준 최고치를 새로 쓰며 '코스피 2600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코스피가 30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놨지만, 숨 가쁘게 오른 증시에 대한 과열 우려가 없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증시가 호황을 누리는 이때가 바로 리스크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기다. 

주식시장 상승을 뒷받침할만한 호재는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금까지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요인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대규모로 풀린 유동성과 백신 개발로 인한 글로벌 경기회복 관련 기대감 등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경기 회복 초기 단계다. 실물 경제의 불확실성도 지속하고 있다. 

더군다나 국내외에서 나타나고 있는 코로나19 재확산세는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300명을 넘으며 지난 24일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고, 미국과 유럽의 일일 확진자 수는 20만명, 10만명을 넘어섰다. 

유동성도 올해 상반기처럼 계속 확장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금융시장이 풀어낸 과도한 유동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고, 지난 주 미국 재무부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올해 연말 종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듯 증시 상승을 뒷받침할만한 재료가 떨어져 가는 상황에서 향후 증시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올해 상반기만큼의 갑작스러운 폭락은 없겠지만, 지금처럼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소리다. 

다만 우리나라의 전통적 투자 자산이었던 부동산은 최근 관련 규제가 쏟아지면서 그 매력이 줄어들었다. 정부는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금융규제와 세제가 강화되고, 주택을 구입할 때 자금 조달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결국, 현재는 주식을 대체할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커지고 있음에도 아직 투자자예탁금이 60조원을 웃도는 이유는 그래서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다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무조건적인 '투기'가 아닌, 가능성 있는 '투자'를 통해 주식을 제대로 된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 대신 금융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계기도 올바른 투자 문화가 확립될 수 있을 때 비로소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