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8개월 만에 꺾여…코로나 3차 유행 우려
기업 체감경기 8개월 만에 꺾여…코로나 3차 유행 우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1.25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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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기업경기실사지수 조사 결과
연평균 전망치, 외환위기 이후 최저
종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추이. (사진=한국경제연구원)
종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추이. (사진=한국경제연구원)

국내 기업들의 올해 12월 체감경기 전망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3차 유행 우려로 지난 4월 이후 8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또 올해 연평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12월 전망치는 지난 달 99.5 대비 0.6포인트(p) 하락한 98.9를 나타냈다.

BSI는 기업의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앞으로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안 좋다고 판단한다.

12월 전망치 부문별로는 △내수 98.9 △수출 96.1 △투자 94.7 △자금 99.2 △재고 100.6 △고용 93.3 △채산성 95.5 등 모든 부문에서 기준선 100 대비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다. 재고의 경우 100 이상이면 재고과잉을 의미해 부정적 답변으로 분류된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은 전기·가스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계절적 요인에 따른 난방 수요 증가와 연말 사업 수주 증가가 예상돼 103.2를 보였다.

하지만 제조업 체감경기는 95.5로 전월 대비 3.6p 감소하며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기업들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3차 유행 우려와 환율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를 부정적 전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올해 5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구리, 니켈 등 핵심 원자재 가격도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을 넘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연평균 체감경기 전망치는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대비 10p 가까이 감소한 9.3p로 IMF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65.2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평균 전망치는 지난 2012년 100선 밑으로 하락한 이후 9년간 감소세가 이어지며 부정적 경기 인식이 심화된 모습을 보였다.

11월 실적치는 98.0으로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하며 67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부문별로는 내수 98.3 수출 93.6 투자 93.0 자금 98.3 재고 100.3 고용 90.5 채산성 96.6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코로나19를 비롯한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정적 기업 심리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이라며 “기업 심리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과감한 규제 개혁과 정책 마련을 통해 만성화한 경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