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리더의 자격
[기자수첩] 리더의 자격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11.12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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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은 텔레비전에서 실시간으로 나오는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 3일(현지 시각) 시작된 미국 대선 개표가 3일 넘게 진행되면서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시장도 누가 대통령이 되는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가정과 기대감으로 널을 뛰었다. 자국도 아닌 바다 건너 나라의 대통령이 선출되는 일에 이토록 온 관심을 집중하는 것을 보며 미국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새삼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렇듯 새로운 리더가 어떤 사람이 되냐에 따라 조직의 미래가 달라지고, 개인의 희비가 교차할 수 있다. 그를 통해 더 안정적인 미래를 꿈꿀 수도 있고, 하루하루 불안과 걱정을 끌어안아야 할 수도 있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차기 리더 선정을 두고 여러 얘기가 돈다. 특히, 보험 업계에서는 이달 CEO를 선출할 예정인 손해보험협회와 SGI서울보증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차기 수장을 정해야 하는 생명보험협회와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등에 대한 관심이 많다.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게 될 기업 내부에서는 걱정도 많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서울보증 차기 대표를 선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난달 29일 서울보증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금융권 낙하산 인사가 아닌 서울보증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지난달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사이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에 있던 경제관료 207명이 117개 금융기관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료 출신 인사가 수장으로 선출될 가능성도 높은 셈이다.

물론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어 민간 기업에서 서로 수장으로 모셔가고 싶을 수도 있지만, 단지 '관료 출신'이라는 이유 하나로 수장의 자리를 꿰차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계속해서 진행될 금융권 차기 수장 선출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전에 어떤 자리에 앉아있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업계에 대한 풍부한 이해도와 전문성을 가지고 안정성과 수익성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경영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한 기업의 진정한 발전을 원한다면, 차기 수장 선정 요건의 1순위를 '특권'에 두기보다는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제대로 된 능력에 둬야 한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