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정근우 “2루수로 마지막 인사드릴 수 있어 감사”
은퇴 정근우 “2루수로 마지막 인사드릴 수 있어 감사”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11.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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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하는 정근우. (사진=연합뉴스)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은퇴 기자회견하는 정근우. (사진=연합뉴스)

국내 프로야구 대표 2루수 정근우(38)가 올 시즌을 끝으로 16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쳤다.

11일 정근우는 얼마 전까지 몸담은 팀 LG 트윈스의 홈인 서울 잠실구장에 나와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현역 인생 마지막으로 구장에 출근한 정근우는 “2루수 정근우로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며 눈물 대신 미소로 심경을 전했다.

정근우는 우선 “고려대에서 연습경기를 뛰다가 프로의 지명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펑펑 운 기억이 너무나 생생한데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는 게 아쉽다”면서도 “16년간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고 많은 것을 이뤄 은퇴에 미련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진 일문일답에서도 그는 솔직, 유쾌한 답변으로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그는 은퇴 계획을 세운 시점에 대해 “은퇴는 올해 부상으로 엔트리 빠진 다음부터 조금씩 생각했다. 그간 2루수로 했던 플레이를 팬들이 기대하고 나 역시 기대했는데 지금은 그때의 정근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은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2루수로서 가장 좋았다고 기억하고 싶을 때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 때를 꼽았다.

정근우는 “2006년 골든글러브 수상을 시작으로 2017년까지 탄탄대로를 걷지 않았나 생각한다. 2루수로 한국시리즈 우승도 하고 국가대표로도 많은 것을 이뤘다”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5년 프리미어12 우승할 당시 국가대표 주장으로 행복했고 다시 대표로 뛸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도 남았다”고 설명했다.

또 애착이 있는 기록으로 그는 “2루수로서 최다 경기 출전, 도루”를 꼽기도 했다. 마음에 드는 애칭으로는 “‘악마의 2루수’가 너무 좋다”며 그 애칭처럼 되고자 많이 노력했다고 웃어보였다.

후배에게는 “좀 더 열정을 갖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남겼고 나아가 “후배를 사랑하고 선배를 존경할 수 있는 문화가 팀에 자리잡히길 바란다”는 바람을 가졌다. 말미에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이제부터 찾아봐야 한다. 가족에게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결정하겠다”며 회견을 갈무리했다.

한편 정근우는 2005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SK 와이번스에 지명돼 프로에 들어왔다. 2014년까지 SK에 있다가 2014년 한화 이글스로 옮겨 2019년까지 뛰었다. 이후 2020년 LG트윈스에 이적됐다. 16년간 세 팀에서 뛴 그의 기록도 화려하다.

통산 1747경기에서 타율 0.302, 홈런 121개, 타점 722개, 도루 371개를 남겼다. 특히 2009년에는 타율 0.350를 치고 도루 53개를 기록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내기도 했다. 2007, 2008년, 2010년은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도 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