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코로나19 백신 싣는다
대한항공·아시아나, 코로나19 백신 싣는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1.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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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항공사 모두 IATA의 의약품 운송 자격 획득
TF 꾸리고 컨테이너·보관 시설 추가 확보 계획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온도조절이 가능한 특수 컨테이너가 대한항공 화물기에 탑재되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그간 의약품 화물 수송을 준비해온 가운데, 코로나19 백신개발 관련 소식에 빛을 볼 전망이다.

특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세계적으로 20곳이 채 되지 않는 의약품 운송이 가능한 항공사로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꾸준히 백신 운송을 대비해 오면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항공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지난해 6월 백신 등 의약품 수송을 위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의약품 운송을 위한 자격인 국제표준인증(CEIV Pharma)을 받았다.

IATA는 의약품 운송 절차와 보관 시설, 장비, 규정 등 280여개 항목을 평가해 기준을 충족한 항공사와 물류관리업체에 인증서를 발급한다.

백신 등 의약품의 항공 운송은 상온에서 변질 우려가 있어 냉장 보관과 콜드 체인(Cold Chain, 저온 운송) 등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인증을 받은 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전 세계 18곳뿐이다.

국제표준인증 획득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백신 수송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최근에는 백신 수송을 위해 컨테이너 업체 5곳과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화주가 컨테이너 업체와 계약한 뒤 항공사에 운송을 의뢰하는 통상적인 방식이 아닌, 컨테이너 업체와 직계약을 체결해 온도조절이 가능한 컨테이너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주는 별도의 온도조절 컨테이너를 확보하지 못해도 대한항공에 직접 운송을 의뢰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앞으로 추가적인 컨테이너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자사 화물터미널에 약 100톤(t)의 온도조절이 필요한 화물을 보관할 수 있는 1292제곱미터(㎡) 규모의 냉장·냉동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1872㎡ 규모의 신선 화물 보관시설(Cool Cargo Center)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백신 운송을 담당하는 TF를 구성해 선제적인 준비에 나섰다.

현재 온도 조절이 가능한 850㎡ 규모의 냉동 창고를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은 백신 운송을 위한 표준 절차를 제작하고 자사 인천화물서비스터미널 시설을 보강해 특수컨테이너 충전 시설 확충에 나섰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해외 백신 개발 현황과 한국 개발 현황 모니터링, 백신 관련 자료 취합을 통해 최적의 운송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수요 변화에 대비해 화물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분석하고 일정을 조정하며 수요를 최대한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온 조건과 시간 등을 고려하면 선박 등으로 운송하기 어려워 백신이 개발을 완료해 운송이 이뤄지면 화주들은 100% 항공사에 운송을 의뢰할 것”이라며 “어느 항공사나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백신을 운송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0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경우 내년 하반기 국내 접종을 목표로 실무적인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