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바이든 '인맥난' 부심… 이와중에 野 "대북 예산 깎자"
與, 바이든 '인맥난' 부심… 이와중에 野 "대북 예산 깎자"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11.1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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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미국통' 부족으로 고심… '중국통'만 대거 포진
바이든 인맥도 야권에… 이인영 "기회 요인 있을 것"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인맥난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고심하는 모양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민의힘은 통일·북한 관련 내년도 예산까지 삭감하겠다고 피력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책이 궁지에 몰렸다.

11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는 내년 예산 중 8000억원 이상의 대북·통일 예산 삭감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삭감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대북 민생협력 지원 예산으로, 보건·의료 협력 재원과 북한 영·유아 지원금도 포함한다.

국민의힘은 내년도 예산으로 편성한 5130억9200만원 중 3484억4400만원을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 지원 시 사진이나 영수증을 받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실제 북한이 취약계층을 지원했는지 여부는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기조는 바이든 행정부와 공감대를 형성할 공산이 크다. 백악관과 내각 참모진 역시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인사를 대거 재등용할 것으로 보여지면서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체제로의 전환이 사실상 확정인 상황이기 때문에 여권은 미국 민주당과의 관계 복원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바이든 당선인 측 어떤 인사와 접촉할지에 촉각을 기울이는 것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오바마 정부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보수가 집권했을 때였기에 야당이었던 민주당으로선 인맥이 부족하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바이든 당선인 측과 인맥을 쌓은 인사도 대부분 야당에 있다.

반기문 전 유엔(국제연합) 사무총장은 바이든 당선인의 부통령 시절 활동했고, 가장 고위급 인맥으로 꼽힌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08년 한-미 의원 외교협회 단장으로서 바이든 당시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을 독대하기도 했다. 바이든 선거사무실의 핵심 외교·안보 연결망 토니 블링컨 부장관과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실질적으로 가장 접촉 빈도가 높았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떠나고, 여당 안에는 중국통 인사만 대거 포진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송영길 의원과 간사 김영호 의원은 중국 유학파로,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황희 의원이나 이광재 의원도 수차례 중국을 방문해 친중 인사로 분류한다. 최고위원 노웅래 의원은 중국 우한대학교에서 객좌교수를 지내기도 했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박정 의원 역시 우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바이든 측 인사와 접촉면이 적은 여권은 바이든 행정부와의 정책적 유사성을 고리로 삼으면서 대내외적 명분을 쌓고 있다. 전날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의 예방을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 이뤄진 한반도와 관련한 일정한 성취를 계속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며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 정책이 우리 민주당 정책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애써 긍정적 시선으로 보는 양상도 보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비경제 부처 예산 심의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종윤 민주당 의원이 미국의 대북정책 견인 방안을 묻자 "바이든 당선자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분명하게 지지했고,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을 존경했기 때문에 역사적 기반 부분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꽤 있다"며 "바이든 정부가 새로운 차기 정부로 등장한다고 해도 우리에게 트럼프 정부 못지않은 기회 요인이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미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인 2001년 8월 방한, 청와대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이 미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인 2001년 8월 방한, 청와대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bigstar@shinailbo.co.kr